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철근 '先조립' 공법, 아파트 공사에 새바람

철근 가공·판매 1위 금문철강

바닥·벽체 등에 쓰이는 구조물

미리 조립해 현장서 통째 설치

인건비 상승·공기 지연 동시해결

대형 건설사도 관심...도약 발판

아파트 공사의 벽체에 들어가는 철근을 선조립하는 시연회 모습. /사진제공=금문철강




현대건설의 미군 탄약고 공사에서 작업자들이 미리 조립된 철근을 바닥에 설치하고 있다. /사진제공=금문철강


요즘 건설업계는 이중, 삼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사 수주물량 자체가 줄어든 데다 주당 52시간 근로제 적용과 최저임금의 단기간 급격한 상승, 숙련공 수급난 등이 겹쳐 인건비 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런 악조건을 견디며 공사 기간(공기)을 제때 맞춰야 하기 때문에 건설업계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철근 가공·판매 국내 1위 업체인 금문철강은 난제에 가깝던 이 문제를 해결해 주목 받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공사 현장에서 직접 하던 철근 조립을 금문철강 공장에서 조립해 옮겨오는 이른바 ‘철근 선조립’ 공법을 국내 건설 현장에 적용한 것이다. 대형 선박의 블록을 도크에서 직접 제작하는 것보다 다른 데서 만들어 이어 붙이기를 하는 게 생산성이 더 뛰어나다는 데 착안해 유럽 등 해외에서 확산되고 있는 철근 선조립 공법을 국내에 들여온 것이다.

윤승권 금문철강 이사는 15일 서울경제와 만나 “현장에서 철근을 한 가닥씩 설치하려면 작업 인부가 많이 필요하고 시간도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철근 선조립은 품질 관리는 물론 원가 절감에도 탁월하다”고 말했다.

철근 선조립은 바닥·벽체·기둥 등에 쓰이는 철근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조립해 건설 현장에 통째 설치하는 것으로, 인건비가 비싼 유럽 등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공법이다.

금문철강은 지난 2017년부터 철근 선조립을 시작해 왔는데 지난 해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다. 주52시간 근로제 도입과 최저임금 인상, 숙련공 부족 등이 한꺼번에 겹쳐 공사 발주업체는 비용 상승이 가장 부담이었는데 금문철강의 철근 선조립이 생산성 제고에 탁월하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019년 현대건설 미군 탄약고공사, 대림산업의 일산역 복합시설 기초 파일용 철근망 공사 등 아파트 이외의 공사에서 철근 선조립 공법이 적용돼 생산성과 공사 기간 단축에 20~30% 효과를 입증했다. 이 때문에 금문철강은 지난해 말 철근 선조립 공법으로 아파트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금문철강은 주력 시장인 아파트 공사 현장에 철근 선조립 납품을 계기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윤 이사는 “과거만 해도 건설 현장에서 철근을 구부리고 세우고 할 만큼 공간도 확보가 됐고 인건비도 쌌다”며 “하지만 지금은 건설 현장에 빈 공간도 부족하고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비용 부담마저 가중돼 철근 선조립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철근 조립 업체 입장에서 보면 작업 인원을 절반 이하로 줄여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아파트 공사에 (철근 선조립) 납품이 마무리 되는 오는 6월 이후에는 다른 곳에서도 러브콜이 쇄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금문철강은 철근 선조립 사업 확대에 대비해 관련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충북 음성 선조립 공장 부지 이외에 올해 3만3,000여㎡(1만평)의 부지를 추가 확보했다. 1대에 10억원이 넘는 고가의 외국산 선조립 장비도 대거 들여올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철근 선조립 시장이 완전히 본궤도에 오르면 국내에서 아파트 공사에 쓰이는 연간 500만톤(업계 추정치)의 철근 중 최대 10~20%까지 선조립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 매출 4,000억원의 금문철강이 아파트 중심의 철근 가공·판매 업체라는 점에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금문철강은 충북 진천 공장 등에서 매달 100여개 건설 현장에 철근을 납품하고 있는데 선조립 매출까지 확대되면 제2 도약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이상훈 기자 shle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