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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어지는 오세훈의 입…박영선·나경원·안철수 향해 ‘맹공격’

박영선 향해 “말장난만 해” 비판

나경원 ‘중간'이라는데 “강경보수”

안철수 공약엔 “무리수·비현실”

차분한 이미지 여론끌기에 ‘독’

경선 막판 집중 견제 돌입 해석

오세훈 전 서울시장/연합뉴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기 위해 국민의힘 경선 예비후보로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경쟁자들을 향한 공세에 나섰다. 최근 경선 경쟁자인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과 최종 단일화를 앞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향해서 쓴소리를 내뱉고 있다. 당내 경선 막판에 강한 발언을 통해 존재감을 키우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 진영에서는 벌써 “입이 점점 거칠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영선, 쓰면 뱉어·말장난하는 후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6일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서 열린 서울시 대전환 비대면 정책 발표회에서 원스톱 헬스케어 중심의 보건의료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권욱기자 2021.02.16


오 전 시장은 지난 17일 여권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전 장관을 향해 “구체적 방안을 내지 못하는 후보, 레토릭만 제시하는 후보, 말장난만 하는 후보, 서울시장 자질 없다”고 비판했다.

저격은 페이스북을 통해 했다. 오 전 시장은 글을 올리고 “박영선 후보는 정책에 대한 비판에 연일 인신공격으로 대응할 뿐이다. 또 무상급식 프레임을 씌우기 바쁘다”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이 오 전 시장을 향해 “10년 전 무상급식 문제로 시대를 읽지 못해 사퇴할 때처럼 늘 성급하다”고 비판한 말을 반박한 것이다.

오 전 시장은 지난 16일에도 탄소 중립과 원전 정책을 두고 최근 빌 게이츠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박영선 후보가 빌 게이츠가 한 말 중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하고 있다”며 “빌 게이츠가 책에서 강조한 것은 ‘탄소 제로’로 가기 위해서는 원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는 중도우파, 나경원은 강경보수”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힘 제1차 맞수토론'에 자리하고 있다./권욱기자


오 전 시장은 이날 언론인터뷰를 통해서 “나경원 후보는 강경보수를 표방한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최근 서울시장 경선 TV토론회에서 오신환 전 의원이 “강경보수로는 못 이긴다”고 지적하자 “내가 왜 오른쪽이냐. 중간에 가깝다”고 받아친 바 있다. 그런데 오 전 시장이 다시 나서 나 전 의원을 강경보수로 칭한 것이다. 오 전 시장은 “(황교안 대표와 나 전 의원이 이끈)지난해 총선은 참패로 끝났다”며 “국민은 강경보수의 등장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특히 “시민 속으로 파고들어 중도, 심지어 좌파 성향을 가진 분들까지 포용하는 넓은 품을 가진 정치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오 전 시장은 이번 선거에 나서며 스스로 “‘따뜻한 보수’를 ‘중도 우파’라고 한다면 부인하고 싶지 않다”며 중도를 표방했다. 또 한 방송해 출연해서는 “저는 중도우파로 안(철수) 후보와 노선이 다르지 않다”며 “외국에는 연립정부의 실험이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안철수, 부동산 공약 무리수·비현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건물에서 '글로벌 경제도시 서울'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권욱기자


오 전 시장은 이날 안 대표에게도 쓴소리를 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안 대표의 주택 공약에 대해 “단일화해야 하는 대상이라 (비판을) 자제한다”면서도 “5년 동안 74만6,000가구를 제안했는데 지금 서울시 주택이 380만호다. 380만호가 존재하는 서울에 5년 동안 74만6,000가구를 공급한다면 누가 들어도 무리스럽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적할 것은 많지만 함께 단일화해야 하는 입장이라 한 번 정도 토론하지 않을까 싶고, 그때 자세히 말하겠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가 있는 제3 지대와 국민의힘의 화학적 결합이 어떻게 될 것이냐는 물음에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초기에 단일화를 하면 감정이 안 쌓이는데 경선이 진행되고 선거가 진행되면 양쪽의 감정 모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당내 경선 막판 뒤집기 위해 ‘맹공’ 해석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15일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 인근에서 서북권DMC개발 관련 현장방문을 하며 지역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권욱기자


오 전 시장의 강한 발언은 최근 정체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지지율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MBC ‘100분 토론’ 의뢰로 지난 13~14일 서울시민 1,005명을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를 발표한 후보 적합도를 보면 박영선 후보가 32.2%로 1위, 안철수 대표가 23.3%로 2위, 나경원 전 의원이 16.5%로 3위였다. 오 전 시장은 우상호 민주당 의원(7.6%)보다 밀린 7%를 기록해 5위에 올랐다.

오 전 시장은 경선에 나서며 비방전을 자제해왔다. 하지만 차분한 이미지가 오히려 여론의 주목을 끌지 못하는 약점이 되고 있고 지지율에서 밀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시정 경험을 해본 오 전 시장의 공약은 소위 뻥튀기 없이 실현 가능한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진영은 억 단위로 돈을 지원한다고 해 논란까지 불거지는 데 반해 오 전 시장의 공약은 잘 알려지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견제가 비방으로 흐를 경우 역공을 받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장 오 전 시장과 독설이 오가는 박 전 장관이 반격에 나섰다. 박 전 장관은 “유독 야당의 한 후보는 점점 입이 거칠어진다”며 “선거를 하다 보면 상대를 비판할 수 있지만 팩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하다 보면 결국 자책골을 넣게 된다”고 꼬집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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