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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천년의 소리, 세계의 마당으로…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을 앞두고

임재원 국립국악원장





국립국악원이 오는 4월 10일 개원 70주년을 맞이한다. 지난 1951년 전쟁의 아수라장 속에서 한국인의 정신적 뿌리와도 같은 전통문화를 지키고자 하는 신념으로 부산에서 문을 연 게 그 시작이다. 70년 세월 동안 우리 음악과 춤을 사랑하는 수많은 이들의 애정과 노력 덕에 국립국악원은 성장했고 우리 음악은 시대와 함께 발전을 거듭했다. 그렇게 맞이하는 고희 생일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서울 수복 이후 국립국악원은 운니동과 장충동 시절을 거쳐 1987년 현재의 서초동 청사로 이전했고 지금은 서울 본원을 비롯해 남원의 민속국악원, 진도의 남도국악원, 그리고 부산국악원에 거점을 두고 있다.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와 같다.

그동안 국립국악원은 우리의 음악과 춤이 얼마나 위대하고 멋진 문화 예술인가를 세계만방에 알리는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종묘제례악’이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선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세종조 회례연’을 경복궁 근정전 뜨락에서 공연함으로 궁중 문화의 품격을 알렸다. 음악극 ‘꼭두’를 통해서는 국악이 다른 예술과 협업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상설 공연인 토요 명품 공연은 방한 외국인들이 꼭 봐야 하는 단골 프로그램이 됐다. ‘우리 안에서도 사랑받는 우리 문화’를 위한 작업에도 힘을 쏟았다. 국악 진흥을 위해 ‘생활 국악’ 보급을 추진했고 국악 경연대회와 동요제 등을 통해 젊은 예술인 배출에도 공을 들였다.



장구한 전통문화를 보존하는 일에도 국립국악원은 제 역할을 했다. 한국 음악학 자료 총서 발간, 국악 아카이브 개설, 국악 디지털 콘텐츠 사업을 통해 트렌드에 맞는 우리 것 지킴이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국악박물관을 내실 있게 재개관해 우리 음악과 춤의 역사를 밀도 있게 보존하는 마당을 제공했다. 이제 공연 연습동 ‘예인마루’ 신축 개관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하나의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긴 글을 통해 국립국악원의 역사를 나열한 것은 비단 우리가 지나온 길을 자랑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전쟁의 폐허에서도 ‘우리 문화를 지키고 널리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묵묵히 제 역할을 해온 분들의 노고 덕에 맞이하는 70세 생일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그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국립국악원은 개원 70주년을 맞아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미래 자원, 국악’이라는 슬로건 아래 기존 사업에 △민간과 지역 문화의 상생 발전 △세계와 한민족 감성의 공유 같은 새로운 과제들을 진행해나갈 것이다.

천년의 소리가 세계의 마당으로 나가려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70년 역사 위에 더 큰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젊고 역동적인 조직이 돼야 한다. 그렇게 마음도 먹고 체력도 다져왔다. 이제 그 첫 발자국을 내디디려 한다. 국립국악원의 새로운 시작에 큰 격려와 박수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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