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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에도 절대적인 中 시장…현대차그룹 중국 위기, 미래차로 전이되나

■심층진단 위협받는 K자동차 위상

글로벌 전기차 판매 20위 차종 중

韓은 니로뿐...테슬라·中업체가 장악

현대차 아이오닉5로 반격 나서지만

中시장 본격 회복 쉽지 않을 듯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에서 중국 직원들이 생산 라인을 체크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생태계가 급속히 변환하는 과정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유일한 한국계 완성차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차 사업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산업에서 중국 시장의 비중이 절반 가까울 정도로 커진 상황에서 현대차그룹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국 판매 부진이 전기차로 전이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 시장을 등에 업은 현지 업체들과 테슬라, 폭스바겐 등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어 현지에서의 회복 없이는 전기차 시대 선도 기업으로의 자리매김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글로벌 전기차 시장조사 업체 EV세일즈에 따르면 올해 1월 세계 전기차 판매 20위 내에 현대차·기아의 차량은 18위에 오른 니로 전기차(EV) 한 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상하이GM우링의 우링홍광미니로 3만 6,762대가 팔렸다. 2위와 3위는 각각 2만 1,589대, 9,597대 판매된 테슬라의 모델 3과 모델 Y였다. 4위부터 9위까지는 창청차·광저우차·체리차·리샹·상하이차 등 중국 업체들이 싹쓸이했다.

지난해 한 해 전체 판매량 5위를 기록했던 코나 EV는 순위에서 사라졌고 누적 18위에 오른 기아 니로만 판매 순위를 지킨 셈이다. 코나 EV의 화재 사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새해 판매 순위표에서의 현대차·기아 부진은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 업체들과 테슬라·BMW 등 미국과 유럽 기업은 중국 판매량이 전체 판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월 판매 1위인 우링홍광미니 EV는 판매량 전체가 중국에서의 실적이다. 2위 테슬라 모델 3 또한 중국 판매가 1만 3,843대로 64%를 차지했다.



4~6위인 BYD·창청차·광저우차의 차량도 중국 판매만으로 전체 순위권의 한 자리를 각각 차지했다. 리샹·샤오펑 등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1위인 테슬라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중국 시장의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중국 시장 판매 순위에서 찾아볼 수 없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 294만 3,172대 중 120만 6,610대는 중국에서 팔렸다. 40%를 웃도는 비중이다.

이 때문에 테슬라와 폭스바겐·GM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이들과의 판매량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다. 자동차산업협회 기준 전기차 판매량에서 폭스바겐과 현대차·기아는 2019년 각각 12만 3,152대와 12만 4,114대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폭스바겐 38만 1,406대, 현대차·기아 19만 8,487대로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2019년 9만 4,889대였던 GM도 지난해 22만 2,116대를 판매해 현대차그룹을 앞질렀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최근 오는 2025년 세계 전기차 시장이 테슬라와 폭스바겐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문제는 중국 시장에서의 현대차·기아 부진이 쉽게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해 ‘아이니커’라는 브랜드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출시할 계획이지만 브랜드 가치의 회복 없이는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의 전기차 판매는 브랜드 간 경쟁 구도가 이미 확립돼 있어서 현대차그룹이 점유율을 늘리기에는 난관이 예상된다”면서 “중국의 자체 전기차 브랜드들의 약진까지 맞물려 현대차·기아의 중국 회복은 도전적인 목표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중국에서 2조 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베이징현대가 1조 1,520억 원, 둥펑웨다기아가 6,499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판매 또한 두 회사를 합쳐 66만 4,744대로 전년 대비 26.9% 줄었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현지 법인 수뇌부로 중국인을 영입하고 본사의 중국 사업 담당도 연달아 교체하고 있다. 내연기관뿐 아니라 전기차 시대에도 세계 최대 시장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연내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투입하고 아이오닉 5를 출시하는 등 고급화를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박한신·서종갑·박시진 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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