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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값 0.1% 올랐는데… 공시가는 14% 급등 '황당 셈법'

 평소 주택價 동향 별도로

  적정가 선정해 반영시켜

  정부 입맛대로 산출 가능





국토교통부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에 대해 현실화율 제고보다 집값이 많아 올라 대폭 상승했다고 15일 밝혔다. 국토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 현실화율(공시가/시세)은 지난해보다 1.2%포인트밖에 오르지 않았으며 대부분의 요인은 시세 상승분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황당한 해명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예로 정부의 공식 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값은 3.01% 올랐다. 반면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은 무려 19.91%에 이른다. 노원구의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34.66% 폭등했는데 지난해 아파트 값 상승률은 5.15%다.

서울경제가 한국부동산원의 지난해 연간 아파트 값 상승률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을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서울 강남권의 경우 격차가 크다. 강남구 아파트 값은 지난해 0.10% 올랐다. 반면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은 13.96%에 이른다. 서초구도 아파트 값은 0.04% 상승했는데 공시가격은 13.53% 올랐다. 공시가격이 무려 70.68% 오른 세종의 경우 지난해 아파트 값 상승률은 44.93%였다. 둘 간의 격차가 25.75%포인트에 이른다.



이 같은 격차는 공시가격을 산출할 때는 평소 주택 가격 동향 조사와는 별도로 주택 적정가격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공시법에서는 공시가격을 적정가격을 기반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적정가격은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으로, 일종의 시세다. 다만 이 적정가격 역시 한국부동산원이 조사 주체다. 국토부는 “공시가격의 기초가 되는 시세는 전문 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 의뢰해 조사되고, 철저한 검증을 거쳐 산정한다”며 “전문 역량을 갖춘 조사자가 실거래 자료 및 감정 평가 선례, 각종 시세 정보, 통계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시세를 조사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공시가격을 위한 시세 통계와 평소 주택 정책 활용을 위한 주택 가격 통계로 이원화된 구조다. 정부 측은 “정책 목표에 맞도록 다양한 지표를 활용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적정가격의 경우 표본을 선정해 변동률을 구하는 방식이 아닌 모든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총액을 더하는 식으로 선정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한 전문가는 “정부가 평소에는 집값 상승률이 적은 수치를 공식 통계로 활용하면서 정작 과세 기준을 만들 때는 보다 높은 시세 변동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한국부동산원의 주택 가격 동향 조사는 표본조사이기 때문에 신축 아파트들이 빠지거나 추후 표본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미 상승이 끝나 완만해진 시기의 상승률이 반영되는 등의 문제가 있다”며 “공시가격을 위한 적정가격 통계가 시세에 맞고 평소 주택 가격 조사가 집값을 과소 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통계라는 것이 정치적 의도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는 만큼 시장 상황에 맞는 통계를 발표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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