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기를 활용한 수출 물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1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항공 및 해상 수출물류 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총 수출은 5,125억 달러였다. 이 가운데 항공운송을 활용한 수출은 1,830억 달러로 전체의 35.7%에 달했다. 주된 수출 통로인 해상운송은 63.5%인 3,258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항공운송 비중은 5.4% 포인트 증가, 해상운송 비중은 5.6%p 감소한 결과다.
이처럼 항공화물 수출이 눈에 띄게 늘어난 이유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등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같은 디스플레이 패널, 의약품과 같이 가벼우면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수출이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지난해 의약품과 컴퓨터의 항공수출은 각각 전년 대비 79.7%, 77.3% 증가했다. 평판디스플레이는 21.6%, 반도체는 15.8% 수출이 늘었다. 평판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해상운송과 항공운송 수출액 차이가 11억달러로 좁혀지는 모습도 관찰됐다. 2019년에는 해상운송 수출액이 항공운송의 규모보다 64억달러 많았다.
반면 과거 수출 물량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해상운송은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었다. 운임이 급등하고 물동량이 쌓인 항만의 적체현상, 컨테이너 부족 등을 겪은 해상운송 인프라는 중화학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급감했다. 특히 해상운송 비중이 전체 물동량의 98%가 넘는 석유제품과 철강, 자동차 등의 해상운송 수출은 전년에 비해 각각 40.6%, 14.7%, 13.3%씩 뒷걸음질쳤다.
연구원은 올해 주요국 경기 회복에 힘입어 국제 교역량과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물동량 증가·백신 운송수요 증가·유가 상승 등에 따른 해상 운임 강세와 항만 물류 적체 등 해상물류 인프라의 원활한 가동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성은 무역협회 연구원은 “수출 기업들의 물류 애로 해소를 위해서는 과도한 운임인상을 억제하고 공(空) 컨테이너 공급을 확대해 적기 운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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