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5일 시험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탄도미사일 추정)에 대해 탄두 중량 2.5톤의 신형 전술유도탄이라고 공개했다. 또 해당 미사일은 개량형 고체 연료 엔진을 사용하는 가운데 저고도 활공 도약하는 변칙적 궤도로 비행한다고 주장했다. 2.5톤의 탄두라면 핵이 아닌 재래식 고폭탄을 싣고도 소형 전술핵급 파괴력을 낼 수 있는 ‘괴물 미사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국방과학원은 3월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 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시험 발사한 2기의 신형 전술유도탄은 조선 동해상 600㎞ 수역의 설정된 목표를 정확히 타격했다”며 “예견한 바 그대로 대단히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이번 신형 전술유도탄에 대해 탄두 중량을 2.5톤으로 개량한 무기 체계라고 주장했다.
종합해보면 25일 동해상으로 발사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은 결국 KN-23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북한은 앞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KN-23을 개발한 가운데 이를 개량해 사거리와 탄두 위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주장 가운데 2.5톤의 탄두 중량이라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도 2017년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해 최대 500㎏이었던 기존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폐지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초소형 전술핵에 버금가는 파괴력의 최대 1~2톤 탄두 중량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추진해왔다. 그런데 북한이 우리보다 먼저 2.5톤급 탄두 중량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을 선언하면서 우리 군은 재래식 미사일 전력에서조차 북한에 우위를 자신하기 어렵게 됐다.
우리 군이 대북 미사일 방어 차원에서 준비해온 3축 체계도 무력화될 우려가 높다. 3축 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징후가 포착되는 등 유사시에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 북한이 미사일을 쏠 경우 이를 요격해 막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북한으로부터 공격을 받은 후 우리 군이 대량으로 미사일 보복 공격 등을 감행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의 3단계로 구성된다. 이 중 킬체인이 가능해지려면 북한의 사전 징후 포착이 가장 중요하지만 북한 신형 미사일이 고체 연료를 사용한다면 핵심적 징후인 미사일 액체 연료 보충 단계를 거치지 않아 사전 포착이 어렵게 된다. 또한 이스칸데르처럼 하강 비행 단계에서 회피 기동을 하면 KAMD는 물론이고 주한미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 종말 단계(하강 단계) 요격 체계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도 요격하기 쉽지 않다. 일단 몇 발 맞고 응징 보복을 하려고 해도 북한이 2.5톤급 탄두에 핵이나 재래식 고위력 탄두를 실어 우리 군의 지휘부와 핵심 전략 시설을 타격한다면 곧바로 대규모로 응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한미는 기존의 대북 미사일 방어 체계 등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 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보다 정밀하게 탐지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정보와 탐지 자산을 확충하고 징후 포착 후 선제 타격 결심에 이르는 의사 결정이 한층 과감하고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단계를 전환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마시일이 종말 단계(하강 단계)에서 회피 기동을 하기 전에 발사 직후 상승 단계나 중간 단계에서 요격하기 위해 SM-3 등의 요격 체계를 조기에 확충하고 공중 발사 요격 체계 등의 신기술을 신속히 개발해야 할 필요성도 대두된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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