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해 사건’ 피의자 김태현(24)의 신상을 공개한 결정이 잠재적 범죄자를 예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강력 범죄의 전조 현상이라 할 수 있는 스토킹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여 더 큰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사전에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서울 노원경찰서는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김태현을 상대로 전날에 이어 범행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갔다. 지난 1월부터 약 3개월간 피해자 중 하나인 큰딸을 몰래 따라다녔다는 주변 지인들의 진술과 자료를 확보해 스토킹 정황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스토킹은 이번 사건처럼 성폭력·폭행·살인 등 강력 범죄의 ‘전조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행에서 시작한 스토킹으로 목적을 이루지 못하면 더 강력한 수단과 방법으로 피해자의 관심을 받으려는 경향이 있어서다. 하지만 스토킹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구체적 행위로 실행하지 않는 한 경찰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피의자 신상 공개로 스토킹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신상 공개는 스토킹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효과와 함께 잠재적 범죄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토킹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강력 범죄로 이어지기 전에 경찰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은의 변호사는 “처벌 강화보다 중요한 것은 사전 예방”이라며 “피해자가 접근 금지 등 사전 보호를 신청했을 때 경찰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조직 내 업무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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