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자가 올해 들어 지난 2월까지 32만 명이나 늘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이 크게 뛰는 반면 규제는 늘어 ‘내 집 마련’의 기회가 점점 줄어들자 청약 기회를 노려보려는 대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의 청약 통장 가입 현황을 보면 올해 2월 기준 전국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2,588만 7,777명으로 전월 대비 17만 3,221명이 늘었다. 신규 가입자를 보면 지난해 12월에는 12만 9,000여 명이었다. 올 1월에는 15만 5,000여 명으로 증가했고 2월에는 17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1월에 증가한 15만 5,000명을 더하면 올해 1~2월에만 32만 8,621명이 새로 가입했다. 서울은 2월 기준 617만 7,127명으로 1~2월 사이에 총 3만 4,827명이 늘었다.
시장에서는 기존 집값이 너무 올라 자칫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출 규제로 목돈 마련도 쉽지 않다 보니 새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새 아파트의 경우 분양 가격 통제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또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도 덜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 등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초대어’들이 올해 분양을 앞두고 있는 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올해는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1,500가구 이상 대단지 분양이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500가구 이상 단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총 16만 192가구로 2000년 통계 집계 이래 최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12일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청약 통장 총 61만 114개 중 절반을 넘는 33만 3,502개(54.7%)가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약 가입자가 늘어나는 반면 당첨 가능성은 바늘구멍만큼 작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인기 지역에서는 당첨 가점이 만점에 가까워지는 수준이다. 서울의 경우 규제 여파로 1~3월까지 분양된 아파트 물량이 단 2개 단지, 945가구에 그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청약 경쟁률과 당첨 가점 모두 치솟고 있다.
시장에서는 서울에서 당첨을 위한 최소 가점이 67~68점, 안정적인 당첨을 위해서는 70점대 중후반이 돼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인 가족 기준 최고 가점(69점)으로도 문턱 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이 시장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신도시 투기 의혹에 따른 신뢰 저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사전 청약을 진행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늘어난 청약 대기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 가격이 굉장히 많이 오른 상황에서 신축이면서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청약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라며 “전국적으로는 비교적 청약 당첨 가점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서울의 경우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만큼 최소 70점 이상은 돼야 당첨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