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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급전 필요한 서민, 작년 예적금 통장 840만개 깼다

■금감원, 윤창현 의원실 제출 자료

생활비 마련·포모증후군 등 겹쳐

5대 시중銀 중도해지 14% 급증

금액도 총 113조 4,500억 달해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 615조로 ↓

예적금 외면 현상 올해도 이어져

시중은행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에서 중도 해지한 예적금 통장이 약 843만 개로 비교 가능한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와 경기 둔화, 치솟는 자산 가격 등의 여파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쥐꼬리만한 이자를 주는 정기 예적금을 대거 해지한 결과로 풀이된다.

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주요 은행 정기 예적금 중도 해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중도 해지된 예적금 통장 개수는 843만 1,537개로 전년(738만 894개)보다 105만 643개(14%)나 급증했다. 중도 해지된 예적금 통장은 2016년까지만 해도 561만 389개로 500만 개대 중반에 그쳤다. 하지만 이듬해 628만 1,318개, 2018년 681만 5,744개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800만 개를 돌파했다. 세부적으로 매월 일정액을 넣어 돈을 불리는 정기적금보다 목돈을 한 번에 넣어 이자를 받는 정기예금의 중도 해지가 많이 늘었다. 지난해 435만 9,216개가 중도 해지돼 2019년보다 82만 7,487개(23%)나 급증했다.



중도 해지된 예적금 금액 역시 비교 가능한 201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총 113조 4,502억 원어치가 해지됐다. 2019년의 107조 1,062억 원에 비해 6조 3,440억 원(6%) 늘어난 규모다. 액수는 2016년 103조 150억 원에서 2018년 112조 8,021억 원까지 늘었다가 2019년에 소폭 감소하더니 지난해 다시 113조 원대 중반으로 껑충 뛰었다. 역시 적금보다는 예금 해지 액수가 많았다. 지난해 101조 9,682억 원어치가 해지돼 전년(96조 6,628억 원)보다 5조 3,054억 원 불어났다. 액수는 중도해지 시 예금주가 받는 원금과 이자액을 모두 합한 것이다. 전체 통계는 개인과 법인 예적금 해지를 기준으로 작성됐고 외화를 제외한 원화 예적금을 기준으로 집계했다.

정기 예적금을 중도에 깨면 원래 약속했던 금리보다 훨씬 적은 이자만 받는다. 그럼에도 지난해 예적금 중도 해지가 급증한 것은 우선 코로나19로 생활이 어려워진 사람들이 통장을 깨 생활비를 충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여행업 등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의 종사자들이 당장 먹고 살길이 막막해지자 정기 예적금을 해지해 급전을 마련한 것이다.



또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만 있다가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포모증후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과 5월 한국은행의 연속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가 연 1.25%에서 0.5%로 하락해 예적금에 들어봤자 ‘쥐꼬리’ 이자를 받는 상황이 전개됐다.

현재 시중은행 대부분의 12개월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채 1%도 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크게 오르면서 은행에 돈을 넣어놓기만 했다가는 본인만 뒤처질 수 있다는 다급함이 대규모 예적금 해지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 지난해 3월 평균 1,754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는 12월 2,873포인트까지 올랐다.

예적금 외면 현상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현재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14조 7,991억 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7조 6,085억 원 감소했다. 3월 말에 비해서는 12조 8,814억 원이나 미끄러졌다. 정기적금 잔액 역시 35조 4,430억 원으로 역시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했을 때 5조 8,730억 원이나 줄어들었다.

금융연구원장 출신의 윤 의원은 “개인의 예금과 적금은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 재원”이라며 “은행이 자금이 부족해 이자를 더 주거나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대출금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예적금 감소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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