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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폭탄'이라 불린 조선의 비밀병기 '비격진천뢰'

조선사람이 전쟁 극복하고 기억하는 방법

국립중앙博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상설전

비격진천뢰,징비록 등 유물 18점 무료전시

임진왜란 무렵에 발명된 조선식 시한폭탄인 '비격진천뢰'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날아올라 적을 치니 폭발할 때 하늘을 진동하는 소리를 낸다’하여 이름 붙은 ‘비격진천뢰(飛格震天雷)’. 16세기인 조선 선조 때 병기 제조창 군기시(軍器寺) 화포장(火砲匠)이었던 이장손이 발명해 ‘귀신폭탄’으로도 불린 ‘조선군 비밀병기’다. 중국에도 이와 비슷한 ‘진천뢰’라는 폭탄이 있었지만, 조선의 ‘비격진천뢰’는 무쇠로 만든 공 모양 안에 발화장치인 죽통(竹筒)을 넣으면서 도화선을 감는 횟수를 달리해 폭발 시간을 조정하는 ‘시한폭탄’이란 점이 특징이다. 화포에서 발사하면 표적으로 날아가 산산조각 터지며 대단한 위력을 자랑했다. 임진왜란(1592년) 당시 경주읍성 탈환에 사용된 기록이 전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주제로 한 전시를 상설전시실 1층 중근세관 조선2실에서 열고 비격진천뢰를 포함한 유물 18점을 공개했다.

삼학사 홍익한의 딸 남양 홍씨의 묘지명에는 병자호란 때 눈 앞에서 가족 모두를 잃고도 아버지를 기리며 꿋꿋이 살아간 무덤 주인의 삶이 기록돼 있다.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임진왜란은 일본의 조선 침략으로 시작돼 명나라도 참전한 동아시아 국제전이었다. 조선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명은 국력이 약화돼 명청교체기로 넘어갔다. 뒤이은 병자호란(1636년)은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청의 칩입으로 발발한 전쟁이며, 오랑캐로 여기던 청에 굴욕적으로 패배했다. 결과적으로 조선은 두 차례의 전쟁으로 정치·사회·경제 전반의 격변을 맞았다. 이번 전시는 이 같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전개과정과 함께 전쟁에 사용된 무기, 전쟁 기록, 전쟁에 대한 기억을 펼쳐 보인다.

‘전쟁의 무기’에서 조선의 독창적인 무기 비격진천뢰가 소개됐다. 일본군의 신무기 조총, 임진왜란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고 조선이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다. 조선의 전통적 무기인 현자총통, 승자총통도 함께 놓였다.



‘전쟁의 기록’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우의정 류성룡(1542~1607)이 전쟁을 미리 대비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여 남긴 ‘징비록’(국보제132호)이 전시 중이다. 병자호란으로 삼학사 중 한 명인 홍익한(1586~1637)과 가족들을 눈앞에서 잃고 홀로 살아남은 딸 남양 홍씨(1626~1682)가 아버지의 뜻을 기리며 꿋꿋하게 살아간 눈물겨운 삶이 묘지명(墓誌銘)에 새겨져 공개됐다.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소설 '임진록'은 이순신,곽재우 등 전쟁 영웅의 활약에 약간씩 허구를 가미해 긴 전쟁으로 고통 겪은 백성들을 위로하며 전후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전한다.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훗날 사람들은 두 전쟁을 어떻게 기억했을까? 민간에서는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영웅소설 ‘임진록’이 유행했다. 이순신, 곽재우, 사명당 등 영웅들이 도술(道術)을 부리며 활약해 왜적을 굴복시킨 것으로 과장하기도 하고, 패배한 전투를 승리로 바꾸는 등 허구도 가미됐다. 7년간 이어진 긴 전쟁으로 상처받은 민심을 치유하는 의미의 소설이었고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우암 송시열은 ‘삼학사전’을 저술해 청나라에 끌려가 순절한 3인의 척화신을 추모하고 기억되도록 했다.

전시를 준비한 김진실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 학예연구사는 “전후 조선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전란의 피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통해 18세기 영·정조시대 사회문화적 발전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전시로 위기와 상처를 보듬고 극복한 조선 사람들의 노력을 보며 장기화 되고 있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극복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료 상설전시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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