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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선 지속 시 테이퍼링 논의”…연준, 돈줄 죄기 ‘첫 신호’

■4월 FOMC 의사록 공개…연준, 테이퍼링 첫 언급

“공급부족 길어질 수 있지만 물가상승 일시적”

월가 “연준 톤 달라져…통화정책 변화 시사”

4월 고용쇼크·물가 폭등 지표 반영 안 돼

9월 전후로 연준 입장 명확히 드러날 듯

사진 설명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논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금과 같은 경제 개선 속도가 계속되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논의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연준이 테이퍼링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실상 완화적 통화정책의 변화를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9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많은 수의 참석자들이 경제가 지속적으로 위원회의 목표를 향해 빠르게 개선된다면 다가오는 FOMC 회의에서 자산 매입 속도 조절에 대한 계획을 논의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월가에서는 구체적인 시간표는 없지만 연준이 테이퍼링의 첫 신호를 줬다는 해석이 흘러나왔다. 현재 연준은 매달 1,200억 달러(약 135조 8,000억 원) 규모의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매입하고 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글로벌전략·중앙은행전략팀 헤드는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의) 톤에 변화가 생겼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의 실질적 변화를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관심사인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공급 병목현상과 물가 상승 장기화를 우려하면서도 연준의 목표(평균 2%) 달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FOMC에 참석한 주요 위원들은 “공급 부족이 빠르게 해결되지 않을 수 있고 이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이 해를 넘겨 계속될 수 있다”며 “일부 업종에서는 공급망 교란이 예상보다 지속적이고 비용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위원들은 이것이 리스크 요인인 것은 맞지만 실제 물가 상승은 일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대다수 위원들은 “이 같은 단기적 변동성에도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는 위원회의 목표 달성에 필요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점쳤다. CNBC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시장 안팎에서는 긴축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이날 채권시장은 테이퍼링 우려로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1.692%까지 상승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시장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너무 늦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통화정책과 관련해 “우리가 그것을 논의할 시점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면서도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연준의 움직임을 보다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이번 의사록은 시장에 충격을 줬던 지난 4월의 고용보고서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나오기 전의 논의 내용이기 때문이다. 4월 FOMC는 지난달 27~28일 열렸고 4월 고용보고서는 7일, CPI는 12일에 나왔다.

우선 예상을 크게 밑돈 고용지표는 긴축 시점을 늦추는 요소다. 월가에서는 빠른 경기회복 속도에 4월 비농업 일자리가 최소 100만 개 이상, 많게는 200만 개까지 늘어났을 것으로 봤지만 결과는 26만 6,000명 증가에 그쳤다. 최근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이 “물가보다 고용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한 만큼 일자리 사정이 웬만큼 좋아지기 전까지는 긴축 카드를 꺼내기가 쉽지 않다. 전체적인 고용 인원도 코로나19 전보다 800만 명가량 적다.

반면 전년 대비 4.2% 상승을 기록한 4월 CPI는 긴축 논의를 앞당기는 요인이다. 4%대의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 연준도 정치적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물가 상승의 기저 효과가 끝나는 여름 이후인 9월 전후로 테이퍼링에 대한 연준의 입장이 보다 명확히 드러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의사록에서도 위원들은 “연준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의 여지를 남겼다.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4월 이후 예상보다 크게 오른 CPI, 실망스러운 고용지표 등 상반된 시그널이 나왔다는 점에서 언제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거두기 시작할지를 알려면 좀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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