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유통·물류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추세 강화로 오프라인이 큰 타격을 받고 4차 산업 기술 도입으로 급속히 디지털화하고 있으며, 온라인은 고성장세가 지속되며 이커머스에 특화된 풀필먼트가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통 산업은 AI·빅데이터·로봇·IoT·AR/VR·블록체인 등 4차 산업 기술을 통해 데이터와 플랫폼이 주도하는 초지능·초실감·초연결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지난해 160조 원대로 성장하며 유통 시장의 30%를 넘어섰고, 해외에서는 아마존·알리바바 등 리테일테크 자이언트들이 온라인을 석권하고 오프라인까지 침공하고 있다.
유통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기술과 데이터 역량 그리고 플랫폼을 근간으로 고객 분석, 고객 소통, 고객 제안 등에서 개인별 최적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아마존·알리바바 등 해외 주요 기업들은 빅데이터 기반의 상품 소싱과 마케팅, 옴니채널 구축, 드론 배송, 무인점포 등 유통·물류의 가치사슬 전반에 첨단 기술을 적용해 사업 영역을 무한대로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쿠팡·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들이 AI 상품 추천, 물류센터 확장 및 고도화, 라스트마일 배송 강화를, 신세계·롯데 등 오프라인 대형 업체들은 온라인 사업 강화, 매장의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유럽의 유통 기업들은 낮은 규제, 광대한 시장 규모, 혁신적 기술 접목으로 유통 혁신이 빠르고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반면 한국은 아직도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다. 오프라인 유통사의 해외 진출은 모두 막혀 있고 그나마 온라인 플랫폼사의 해외 진출이 최근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 세계 250대 유통 기업 중 미국이 45.78%, 유럽이 33.8%나 차지하는 데 반해 한국 기업은 5개에 불과하다. 한국의 유통 기업들은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향후 유통·물류 산업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디지털 커머스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온라인 중심으로의 유통 구조 변화에 대중소 유통업과 제조업 모두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오프라인은 온라인과 차별화된 매장을 통한 고객 경험과 매장의 스마트화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형 유통(RaaS·Retail as a Service)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온라인은 AI 등을 통한 큐레이션과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역량 제고를 통해 고객 락인을 강화하여 고객 충성도를 제고해야 한다. 그 외에도 유통 산업의 글로벌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리테일테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디지털 인프라와 디지털 유통 인력 양성에도 힘써야 한다.
미래의 유통 시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없어지는 파괴적인 커머스의 시대가 될 것이다. 고객 관점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는 사라질 것이며, 결국 디지털을 통한 커머스 사업을 가장 능숙하고 통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업만이 생존할 것이다. 시장은 이미 유통·물류에서 디지털 커머스로 빛의 속도로 넘어가고 있다. 현재 자신이 가장 잘하는 역량은 잠시 내려놓고 디지털 커머스 시대가 원하는 핵심 역량을 빨리 습득하자.
/김보리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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