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인터뷰] 정승환 "목소리로 설명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26일 오후 6시 EP '다섯 마디' 발매

타이틀곡 '친구, 오랜 시간'은 짝사랑 고백송

유희열, 아이유, 김이나 등 화려한 작업진

정승환 / 사진=안테나 제공




‘감성 발라더’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도 잘 어울리는 가수 정승환이 오롯이 목소리 하나 만으로 리스너들의 마음을 뒤흔들러 왔다. 긴 시간 동안 다양한 음악적 실험에 몰두했던 그는 무려 2년 만에 정통 발라드 앨범을 발매하며 초심 찾기에 나섰다. 그는 아이덴티티이자 강점인 목소리만으로 한 호흡을 이끌어 간 데뷔 앨범 ‘목소리’를 생각하며 한곡 한곡이 소중한 앨범을 완성했다.

24일 서울 강남구 안테나 사옥에서 만난 정승환은 “피지컬 앨범은 2년 만이라 팬들이 오래 기다려 주셨다”며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정승환 표 발라드 트랙으로 꽉 채워진 새 EP ‘다섯 마디’는 일상을 파고드는 설렘의 순간부터 아프도록 담담한 이별까지, 사랑의 시작과 끝에서 미처 건네지 못한 마지막 한 마디들을 총 다섯 트랙으로 담아낸 앨범이다.

“‘다섯 마디’라는 제목을 짓게 된 것은 단순히 앨범에 수록된 곡수가 다섯 곡이라는 것도 있지만, 말하지 못한 한마디가 쌓여서 다섯 마디가 됐다는 의미예요. 음악은 말하지 못한 한마디가 확장된 세계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을 음악의 힘을 빌려서 숨어서 말하게 되는 게 많거든요. 이번에 곡을 다 모아놓고 보니까 다 사랑 이야기더라고요. 곡마다 각각의 이야기가 있는데, 각기 다른 상황 속에서 하지 못했던 것을 확장했어요. 어떤 형식에 갇혀 있는 게 아니라서 진입장벽이 낮은 곡들이라고 생각해요.”

타이틀곡 ‘친구, 그 오랜 시간’은 오래된 친구를 향한 특별한 마음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된 남자의 풋풋한 고백 송이다. 정승환과 프로듀서 서동환이 작곡하고, 정승환과 함께 안테나 수장 유희열, 스타 작사가 김이나가 작사했다. 정승환이 직접 곡 작업에 참여했지만, 실제 짝사랑 경험담을 녹인 것은 아니다.

“타이틀곡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수정이 있었어요. 멜로디를 픽스하기 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거든요. 멜로디가 바뀌면 가사도 당연히 바뀌게 되는데, 처음에는 이별이 테마였어요. 부르고 들어보니까 가사와 멜로디가 따로 놀더라고요. 그래서 가사의 방향을 바꾸게 됐는데, 멜로디만 들었을 때 세레나데 고백송 같은 느낌이 있으면서도 슬픈 정서가 있어서 짝사랑을 테마로 잡게 됐죠. 만약 제 경험담이었다면 가사에 제 지분이 많았을 것인데 그건 아니에요.”(웃음)

“가사 속 인물은 사실 저랑은 좀 다른 스타일이에요. 저는 오래 간직하고 끙끙 앓는 성격이 아니고, 해야 할 말은 꼭 해야 하는 스타일거든요. 그래서 모니터하기 힘들었는데, 가사의 정서에 맞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단서를 얻었어요. 특히 ‘응답하라 1988’의 류준열(정환 역) 캐릭터를 정말 많이 참고했어요. 드라마 후반부에 혜리(덕선 역)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수없이 돌려보면서 녹음할 때 참고했죠.”

정승환 / 사진=안테나 제공


이번 앨범은 화려한 라인업이 눈에 띈다. 유희열, 김이나를 비롯해 아이유, 권순관, 곽진언, 헨(HEN) 등이 이름을 올렸다. 스스로도 크레딧을 보면서 “복받았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만족했다. 혼자만의 능력으로는 닿지 않은 부분에 도움을 받으면서 앨범 퀄리티를 높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아이유와는 벌써 ‘눈사람’, ‘십이월 이십오일의 고백’ 이후 세 번째 작업이다.

“이전에는 작사에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아예 직접 작사·작곡을 한 본인의 미발매 곡을 주셨어요. ‘러브레터’라는 곡인데, 아이유 선배님이 원래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제목을 지어달라면서 공개한 곡이에요. 제가 그걸 보고 너무 좋아서, 커버를 한 영상을 SNS에 올렸거든요. 그게 계기가 돼서 아이유 선배님이 ‘승환 씨가 부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주셨어요. 아이유 선배님 앨범에서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앨범에 들어가서 신기했어요.”

“아이유 선배님은 본인이 의도한 방향대로 제가 잘 표현했다고 해주시더라고요. 그렇게 느껴졌다는 게 다행인데, 그만큼 아이유 선배님의 특유의 시적인 표현이나 뻔하지 않은 작법이 저의 취향과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좋은 시너지가 나는 것 같아요. 이제 제 노래가 되긴 했지만 아이유 선배님이 부르는 모습도 기다리고 있어요.”



이번 앨범이 2년 만의 피지컬 앨범이긴 하지만, 정승환은 꾸준히 싱글을 발표했다. 다만 그의 대표곡인 ‘너였다면’, ‘이 바보야’ 등을 떠올린 이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지는 곡들이었다. 여러 가지 실험을 거치는 과정에서 그 시기에 좋았던 곡들을 발표한 것이었지만, 호소력 짙은 감성 발라드를 기다린 팬들은 낯설어 하는 것 같았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이번 앨범을 구상하면서 본인의 색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정통 발라드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걸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앨범을 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데뷔 앨범 ‘목소리’는 전곡이 발라드였거든요. ‘목소리’ 버전2를 내보자고 다짐했죠. ‘백 투 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이 가장 큰 키워드였어요. 잘 할 수 있는 걸 정말 잘해보는 게 포인트예요.”

정승환 / 사진=안테나 제공


데뷔 6년 차. 정승환은 심도 있는 음악적 고민을 거쳐 가며 뮤지션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스스로 보컬적인 단점도 캐치할 수 있게 되고, 디테일하게 보완해 가면서 퀄리티를 높여가고 있다. 데뷔 초에는 유희열이 총괄 프로듀서로서 하나부터 끝까지 통솔했다면, 지금은 직접 지휘권을 갖고 앨범을 채워가고 있다. 이번 앨범 또한 프로듀서로서 이끌어가는 게 많았다는 점에서 도약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곡을 자작곡으로 채워야 한다는 욕심은 없다.

“저의 포지션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우리 회사에서도 싱어송라이팅을 하는 가수들이 많은데, 작사·작곡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기에 그게 설득력을 가지게 된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플레이어이고 보컬리스트이기 때문에 제가 가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스펙트럼을 늘려가고 있는 과정이에요. 의미를 부여하기 나름이겠지만 모두에게 좋은 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조금씩 저의 비중을 늘려가려고 하는데, 혹여 제가 거기에 갇혀있지 않았으면 해요.”

가장 잘하는 것으로 채운 앨범이기에 만족도는 높다. 앨범이 발표되기 전이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내부에서는 명반이라고 할 정도다. 가장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플레이리스트에 오래 남는 것이다, 잊고 있어도 문득 떠올라서 들으면 좋은 노래가 됐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 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면 좋겠지만, 성적이 목적이 된 적은 없다.

“초심이란 단어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데뷔 앨범명이 ‘목소리’였던 것은 어떤 미사어구나 수식어보다도 목소리로 설명되는 가수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거든요. 그런 초심을 다시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해요. 정승환이라는 가수를 설명할 때 목소리로 설명되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특별한 꿈이나 목표 없이 살아왔어요.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저는 너무 큰 꿈과 큰 그림을 바라보고 살면 스텝이 꼬이게 되는 사람이에요. 당장 눈앞에 놓여있는 걸 보고 잘 걸어가야 언뜻 고개를 들어보고 ‘꽤 멀리 와 있네’ 그런 식이더라고요.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정승환 / 사진=안테나 제공


/추승현 기자 chus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관련태그
#정승환, #다섯마디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