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국민을 대상으로 해외 단체 여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일부 방역 우수 국가와 ‘여행안전권역(트래블버블)’을 설정해 입출국 시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하겠다는 것으로 싱가포르·대만·태국과 미국령 괌·사이판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가 간 이동이 오랫동안 제한돼 항공·여행 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으며 해외여행 재개를 희망하는 국민이 많아지고 있다”며 “방역 상황이 안정된 국가들과 협의를 거쳐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 한해 이르면 7월부터 단체 여행을 허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싱가포르·태국·괌 등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휴양지를 대상으로 트래블버블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 국가와 합의가 이뤄지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친 국민을 대상으로 단체 여행에 한해 자가격리 등 각종 제한을 풀 방침이다. 정부와 여행 업계는 운항 편수와 입국 규모 등은 해당 국가와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가 트래블버블을 전격 도입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여행 업계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행 업계는 지난해 매출액이 2조 580억 원으로 지난 2019년보다 84%가량 급감한 것으로 추산했다. 또 백신에 대한 불신 등으로 접종 기피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백신 접종으로 일상 회복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최근 강조하고 있다. 김 총리는 “해외여행 재개는 많은 국민이 기대하는 일상 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국가 간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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