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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 건물을 3층부터 철거?…광주 붕괴건물 해체계획서 안 지킨듯

4~5층은 그대로 둔 채 굴착기로 저층구조물 부순 모습 포착

광주 동구 허가한 해체계획서 검토…작업 순서 미준수 추정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광주 동구 철거 건물 붕괴 사고로 인해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철거 업체가 지자체에 허가받은 해체계획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0일 광주 동구청 등에 따르면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 철거 업체가 구청에 제출한 해체(철거)계획서를 검토한 결과 계획서를 준수하지 않고 철거를 진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해당 업체는 광주 동구청에 지난달 25일 다른 건물 수십 개와 함께 사고가 난 지상 5층 규모의 건물을 철거하기 위한 해체계획서를 허가받았다. 오는 30일까지 철거를 완료한다는 일정이 담겨있던 계획서에는 안정성 검토 결과와 함께 구체적인 철거 순서 등이 기재됐다.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철거는 3~5층은 성토체(盛土體)를 쌓아 중장비로 철거하고, 1~2층 저층은 성토체를 제거한 뒤 철거하는 순서로 진행하기로 했다. 층별로 구조적 안정성을 보강하기 위한 지지대를 설치하고, 옥탑·슬래브·내력벽 등으로 순차적으로 철거를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여러 정황상 이같은 해체계획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업체는 사고가 난 9일에서야 본격적으로 해당 건물의 철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들이 제보한 영상과 사진에는 지난 1일부터 이 건물의 4~5층을 그대로 둔 채 굴착기가 3층 이하 저층의 구조물을 부수는 모습들이 포착됐다.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동구는 여러 정황상 이 철거 업체가 해제계획서를 준수하지 않고 철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광주 동구 관계자는 "경찰 수사로 규명되어야 하지만, 여러 정황상 해제계획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의심된다"며 "자체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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