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빨리 코로나19 백신을 폭넓게 접종한 영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4개월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델타 변이의 급속한 확산에 속수무책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17일(현지시간)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1,007명, 사망자는 19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지난 2월19일(1만2,027명) 이후 가장 많다.
영국은 신속한 백신 접종과 강력한 봉쇄 효과로 올해 초 하루 7만 명에 이르던 신규 확진자 수가 한때 1,000 명대까지 내려갔다.
이후 봉쇄를 단계적으로 해제한데다 감염력이 훨씬 높은 인도발 델타 변이가 확산하며 지난달 말부터 확진자 수가 급속히 늘기 시작했다.
한동안 2,000명 대에 머물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지난달 26일 3,000명 대, 28일 4,000명 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는 1일 3,165명, 2일 4,330명, 3일 5,274명, 4일 6,238명으로 급속히 늘었고 9일 7,000명, 11일 8,000명, 16일 9,000명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여름 영국이 집합제한을 느슨하게 했다가 가을에 갑자기 확진자 수가 폭증하던 것과 비슷한 패턴이라고 보고 있다.
영국은 성인 인구의 80%가 백신 1차 접종을 했고 58.2%는 2차까지 완료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 확산세는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 정부 최고의학보좌관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화상으로 개최된 국민보건서비스(NHS) 연례 콘퍼런스에서 “영국이 3차 유행인 듯한 상황에 들어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휘티 교슈는 이러 “호흡기 바이러스가 잘 퍼지는 가을과 겨울에 또 확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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