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가 지난 1년여간 헌혈유공자에게 ‘짝퉁’ 부상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전날 홈페이지에 “지난해 5월 1일부터 지난 5월 31일까지 헌혈유공장 금장·은장 부상품으로 제공한 '라미 만년필세트'가 가품으로 확인됐다”고 공지했다. 적십자사는 다회 헌혈자를 대상으로 헌혈유공장을 수여하고 있다. 헌신적으로 헌혈에 임한 이들을 기리기 위해서다. 유공장은 헌혈 횟수에 따라 은장(30회), 금장(50회), 명예장(100회), 명예대장(200회), 최고명예대장(300회) 등으로 나뉜다.
적십자사 측은 "부상품으로 제공된 만년필이 가품인 것 같다는 민원을 접수받고 정품 진위여부를 확인했다"며 "독일 '라미' 본사로부터 해당 만년필이 가품이라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수상자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내며 "9월 이내에 2021년 유공장 부상품으로 대체 지급하겠다"고 덧붙였다.
적십자사는 헌혈자 선호도 조사를 통해 지난해 5월부터 헌혈유공장 금장·은장의 부상품으로 '라미 만년필 세트'를 선정했다. 가품 만년필을 받은 헌혈유공자는 2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짝퉁 부상품' 사건에 대해 적십자사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만년필은 국가계약법에 근거한 공개경쟁 입찰로 정품 납품계약을 한 제품이라는 것. 적십자사 관계자는 "문제된 업체는 이전에도 다른 기념품을 납품했다"며 "가품을 납품한 해당 업체에 대해 즉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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