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가 약 2조 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리츠인 SK리츠가 상장 일정을 구체화하면서 하반기 리츠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SK리츠가 상장하면 롯데리츠·ESR켄달스퀘어리츠와 함께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의 ‘공룡 리츠’들이 3개로 늘어난다. 리츠는 최근 배당주와 함께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부각되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연 5%대의 배당 수익이 예상되는 리츠가 여전히 많아 중위험·중수익 투자처로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SK㈜는 이사회를 개최하고 SK리츠 상장 추진을 의결했다고 30일 밝혔다. SK리츠가 담는 자산은 SK서린빌딩과 전국 116개 SK 주유소다. 자산 규모는 약 2조 원에 달한다.
투자자산이 우량해 안정적인 임대료가 예상된다는 게 SK측의 설명이다. SK서린빌딩의 경우 종로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SK그룹이 20년째 본사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로 SK㈜·SK이노베이션·SK E&S 등이 입주해 있다. 앞으로도 SK그룹 관계사들이 5~10년 단위로 장기 임차할 예정이다. 주유소도 116곳 중 약 50%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무엇보다 SK에너지가 매입 대상 전체 주유소를 임차할 예정이다.
SK는 최근 SK리츠에 대해 3,873억 원을 출자해 지분의 절반을 갖는다. 나머지는 기관투자가와 일반인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약 1,550억 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 유치(pre IPO)를 마쳤다.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는 3분기 중 공모를 통해 연내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공모 규모는 약 2,000억~3,000억 원 수준이다.
SK리츠가 증시에 입성하게 되면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의 대형 리츠가 총 3개로 늘어나게 된다. 롯데리츠는 올해 추가 자산 편입을 통해 자산 규모를 2조 3,000억 원 규모로 불렸으며 ESR켄달리츠는 최근 물류 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시가총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상장 리츠는 지난해 하반기 6개가 추가되며 총 13개로 늘었다. 이에 따라 상장 리츠의 시가총액도 2019년 말 2조 598억 원이었으나 지난해 말에는 2조 471억 원, 6월 29일 현재 5조 2,578억 원까지 증가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SK리츠를 비롯해 △디앤디플랫폼리츠 △NH올원리츠 △신한서부티엔디 △마스턴프리미어제1호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리츠 등도 증시 입성을 추진하고 있다.
리츠는 최근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임대료 인상 및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기존 성장주나 경기민감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자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투자자들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리츠 주가 강세를 띠면서 선매수한 투자자들의 경우 시세 차익도 누릴 수 있었다. ESR켄달스퀘어리츠의 경우 연초 이후 48.7%, 코람코에너지리츠는 26.1%나 뛰었다. 다만 이런 리츠는 예정된 임대료 수익에 따른 배당 매력은 떨어진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리츠의 경우 배당 수익률이 5% 선을 여전히 웃도는 종목이 많다. 삼성·신영·유진·이베스트 증권 등에서 추정한 주요 상장 리츠의 연간 예상 배당액을 기준으로 보면 제이알글로벌리츠가 7%대 수익이 예상된다. 또 이리츠코크렙, 이지스밸류리츠, 미래에셋맵스리츠 등도 연간 기준 5% 이상의 배당률이 예상된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상장 리츠는 국토교통부·금융감독원 등의 인허가 과정을 거친 자산이라는 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검증을 거쳤다”면서 “부동산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상품 중에서 신뢰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