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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큰 걱정인데…10만원권 수요조사 나선 한은

물가자극·불법거래 우려 있지만

코로나에 최고액권 필요성 여전

발권국 "연구 차원서 여론 파악"





한국은행이 지난 2007년 발행 직전까지 갔다가 중단한 10만 원짜리 고액권에 대한 잠재수요와 여론 파악에 나섰다. 10만 원권 발행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우려와 지하경제 확대를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에서 최고액면 화폐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발행 필요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은 발권국은 14일 경제주체별 현금 사용 행태를 조사하면서 10만 원권이 도입됐을 때 예상되는 사용 빈도나 용도 등을 살펴보기로 했다. 한은 발권국은 이번 조사에서 현재 최고액권인 5만 원권 사용 빈도와 용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동시에 10만 원권 도입이나 액면 변경 등에 대한 의견을 수집할 계획이다. 한은 발권국 관계자는 다만 논란을 의식해 “당장 10만 원권 발행 계획은 없고 연구 조사 차원에서 살펴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새로운 초고액권이 발행되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동성이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웃돌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유독 민감해진 상황이다. 한은이 2007년 5만 원권과 함께 10만 원권 발행을 추진하다가 중단한 것도 정부가 물가 상승 우려와 뇌물로 인한 부정부패 등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도 한은이 10만 원권 발행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 비해 최고액권 액면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은행권 액면 수도 우리나라는 4종으로 세계 37개 주요국의 평균 6종보다 적다. 특히 화폐가 거래 수단이 아닌 가치 저장 수단이 된 만큼 최고액면 발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에서 예비용 현금 보유 규모가 88% 급증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초고액권을 중심으로 화폐 수요가 증가했다. 재난 상황에서 안전 자산 수단으로서 현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예비적 화폐 수요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화폐환상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화폐환상은 경제주체들이 물가 변화에 따른 실질 가치 증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10만 원권이 새로 나와도 실질 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한 발권 정책 전문가는 “현금 없는 사회로 진전된 상황에서 최고액권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은 화폐가 점차 지급 결제 수단이 아닌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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