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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수주 랠리 조선, 후판가 급등에 어닝쇼크

■웃지 못하는 조선 빅3

한국조선해양 2분기 8,973억 손실

후판가, 건조비 20~30% 차지하는데

상반기에만 이미 톤당 10만원 올라

가격 인상 벼르고 있는 철강업계

후판 공급가 톤당 115만원 제시

조선 "철강업계가 발목" 하소연





올 수주 목표를 102% 초과 달성한 한국조선해양(009540)이 2분기 영업이익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조선업 불황이었던 지난 2018년과 2019년 저가 수주한 물량의 실적이 현재 매출에 반영된 데다 후판(선박에 사용되는 두께 6㎜ 이상 두꺼운 철판) 가격 대폭 인상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조선해양은 연결 기준 올 2분기 매출 3조 7,937억 원, 영업 손실 8,97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930억 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에프엔가이드 실적 추정치인 1,307억 원 손실의 6.8배에 달하는 어닝 쇼크를 낸 것이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조선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042660)삼성중공업(010140)도 실적 컨센서스를 웃도는 대규모 영업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 조선 3사인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이 올 상반기에만 연간 수주 목표의 79.5%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 상반기에만 연간 수주 목표 149억 달러(약 17조 원)의 102%를 수주해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목표 달성률도 각각 71%, 80% 수준으로 하반기 중 무난하게 연간 목표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급 수주 실적과 별개로 조선업 특성상 2018년과 2019년 저가 수주한 선박 건조를 진행하며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수주 당시 후판 가격은 톤당 60만~65만 원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들어 후판 가격이 급등하며 실적 악화가 심화했다. 후판 가격은 올 상반기에만 톤당 10만 원 인상됐다. 후판 가격은 선박 한 척 건조 가격의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3~4%에 불과한 조선업계에 원자재 값 인상은 실적 악화로 직결된다.

문제는 하반기다. 조선업계는 적어도 올 하반기, 길게는 내년까지 저가 수주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 반면 철강업계는 그간 후판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한 만큼 이번 기회에 후판 가격을 현실화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연간 두 차례(상·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해왔다. 현재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진행되는데 포스코는 조선 3사에 후판 공급가를 톤당 115만 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후판 공급가가 70만 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40만 원 이상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0년 슈퍼 사이클 후 10년 만에 조선 3사가 연간 실적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며 기지개를 펴는 상황인데 철강업계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철강업계는 약 10년 동안 조선업의 어려움을 이해해 후판 가격 적자를 감내한 만큼 이번에는 가격을 올려야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철광석 가격은 톤당 200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동기 약 100달러 대비 2배가량 뛰었다”며 “후판 가격 인상을 지체하다가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의 한 관계자는 “후판가 급등 전망에 따라 예측 가능한 손실액을 보수적으로 반영하면서 일시적으로 적자 규모가 커졌다”며 “원자재가 인상이 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고 수주 잔량도 안정적이라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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