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문화사의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가 20세기 조형 미술의 일인자로 불리는 알베르토 자코메티를 조명했다. 스위스 출신 조각가이자 화가인 자코메티는 존재와 무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번뇌하며 인간의 진실과 영혼의 실체에 다가가려 한 예술가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은 존재의 무게감을 모두 덜어낸 길고 가녀린 조상(彫像)이다. 이를 통해 자코메티는 현대 조각사의 선구적이고 독창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책은 자코메티 작품에 대한 분석과 개인사에 대한 묘사 뿐 아니라 그를 둘러싼 피카소, 베케트, 스트라빈스키, 사르트르 등 20세기를 풍미했던 사상가 및 예술가들과의 관계를 흥미진진하게 그린다. 독자들은 자기 부정과 궁핍함을 즐기며 정신의 자유를 추구했던 위대한 천재의 일생을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책은 2006년 출간된 같은 시리즈 ‘자코메티’의 개정판이다. 저자는 무려 15년에 걸쳐 자코메티의 일대기를 연구했는데, 개정판에서는 자코메티의 작품 세계를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하는 한편 가족과 아내, 애인과 뮤즈로 군림했던 여성들과의 관계, 당대 예술가들과의 교감 등 개인의 삶도 깊숙이 들여다본다. 3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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