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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1조 매수 코스피 1.7% 급등] 반년만에 최대 '사자'...반도체 '반전' 오나

삼전 3,600억 매수...27일만에 최대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매수세 집중

美 연준 양적완화 지속 방침에

원화 강세 → 외국인 매수 선순환

中제조업 지수 급락 긴축우려 줄어

일각 "외인 복귀 속단 일러" 평가도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 증시에서 6개월여 만에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매수에 나서면서 8월 내내 이어졌던 ‘셀 코리아’가 반전을 맞이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특히 최근 1,180원선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1,160원 밑으로 떨어져 외국인의 매도와 증시 하락의 악순환 고리가 끊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날의 외국인 매수세가 대부분 프로그램 매수였던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의 추세적 복귀를 섣불리 점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5.08포인트(1.75%) 오른 3,199.2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과 S&P500지수가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장 초반 반등하는 듯 보였지만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곧 하락 반전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이 강한 매수세를 보이며 코스피를 3,200선 코앞까지 돌려놓았다.

실제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만 1조 1,747억 원을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1조 원 이상 순매수한 것은 지난 3월 11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9,915억 원, 1,880억 원어치를 팔았다. 특히 외국인의 매수세는 삼성전자(3,614억 원), 카카오(1,531억 원), 네이버(1,070억 원), SK하이닉스(1,104억 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로 대거 쏠렸다. 이날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2.82% 급등한 7만 6,700원을 기록하고 SK하이닉스도 2.90% 올라 그동안 투자 심리가 위축됐던 반도체주의 복귀 기대감이 커졌다. 외국인의 이날 삼성전자 매수세는 지난달 4일(5,285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이날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온 것이 원·달러 환율이 진정된 것과 관계가 깊다고 보고 있다. 20일 1,180원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통화정책과 관련한 완화적 발언이 나온 후 이날 7원 50전 급락해 1,159원 이하로 떨어지는 등 안정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이 달러를 팔아 국내 주식을 사들이자 원화는 더욱 강세를 보였고 환율은 장중 1,158원까지 내려앉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최근 코스피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왔던 ‘원화 약세-외국인 매도’ 간의 악순환이 ‘원화 강세-외국인 매수’라는 선순환의 고리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제조업 PMI지수 둔화가 역설적으로 유동성 긴축에 대한 우려를 사라지게 해 증시 반등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제조업지수뿐 아니라 비제조업지수는 전월 대비 5.3포인트나 급락한 47.5로 확인돼 쇼크에 가까운 수준”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과 지역 봉쇄 등의 영향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지만 이날 중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정부의 부양 조치가 강화될 수 있다는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제조업 PMI가 발표된 후로 하락 반전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지만 장 마감이 가까워지며 상승 전환해 전 거래일 대비 0.38% 오른 3,541.62로 거래를 마쳤다. 대만 자취엔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역시 각각 0.54%, 0.73% 오른 1만 7,490.29, 2만 5,725.74로 마감됐다.

다만 이날을 기점으로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돌아오느냐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외국인의 순매수 대부분은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매도 또는 매수 주문을 내도록 설정된 프로그램 매매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달러 약세가 트리거가 돼 아시아·신흥국 전반에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이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달러 약세의 원인을 명확히 알기 전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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