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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산업일반
'항생제·농약 정화' 수처리 기술 개발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이창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활성산화제 노출량 데이터 기반

오염물질 분해 예측 新모델 개발

AI 활용 90% 이상의 정확도 얻어

하·폐수처리 수질 향상 기여 기대

이창하(앞줄 왼쪽)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연구팀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 지난 2006년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괴물’에서는 주한미군 기지에서 버린 치명적인 독극물인 ‘포름알데히드’가 한강으로 흘러들어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출현한다. 이 괴물은 순식간에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물어뜯으며 한강 변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한강은 폐쇄되고 도시 전체가 공포에 휩싸인다.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은 괴물에게 납치된 딸을 찾아 한강 변으로 나서는데….

영화가 나온 지 15년째인데 지금도 여전히 산업 현장이나 가정에서 다양한 화학 오염 물질이 배출된다. 수천 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대표적인 화학물질의 폐해 중 하나다. 거슬러 올라가면 낙동강 페놀 사건이나 새마을운동 시절 암을 유발하던 슬레이트 석면 지붕 사건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9월 수상자인 이창하(43)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물 속 오염 물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친환경 화학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항생제 등 의약 물질, 농약 성분 등 기존의 정화 기술로는 분해하기 힘든 오염 물질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도 정수 처리 시뮬레이터를 개발한 공을 인정 받았다.

최근 한강에서 300종 이상의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검출된 것처럼 다양한 유해 화학물질이 산업·생활 폐수에 섞여 유출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 공장에서만 매일 수십만 톤의 고순도 물을 쓰는 등 산업 용수 사용도 늘고 있다. 최근 의약 물질을 포함한 미량 유기 오염 물질, 미세 플라스틱, 항생제 내성균 등 신종 수질오염 물질도 골칫거리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화학물질이 무려 7,000만 종 이상에 달한다. 많은 정수장에서 이를 처리하기 위해 고도산화기술(Advanced Oxidation Technology)을 도입하고 있다. 물에 강력한 산화제인 수산화라디칼을 발생시켜 난분해성 유기 오염 물질들을 산화 분해하는 것이다. 하지만 물마다 자연 유기물의 종류와 농도, 무기 이온, pH(수소 이온 농도를 나타내는 지표), 수온 등 수질 인자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게 문제다. 그는 “산화제가 반응성이 높으면 난분해성 오염 물질을 빠르게 분해할 수 있지만 동시에 처리하지 않아도 되는 물질까지도 공격한다”고 지적했다.

오존 산화 공정의 화학동역학 모델 개발 개요. /자료 제공=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은 화학동역학 모델과 인공지능(AI) 기반의 시뮬레이터로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우선 다양한 조건에서 실험을 통해 얻은 활성 산화제 노출량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오염 물질의 분해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화학동역학 모델을 개발했다. 나아가 자연 유기물질의 특성을 입체적으로 정량화한 데이터를 추가하고 AI 머신러닝 기법으로 모델을 개선해 90% 이상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얻었다.

이 교수는 “외부 전문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오존 산화 공정에서 유기 오염 물질의 분해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며 “오존 산화 공정의 최적 설계와 운영을 위한 시뮬레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고 하·폐수 처리 방류수의 수질을 향상 시켜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현장 적용성을 높이기 위한 후속 연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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