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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선의 삶' 한성민 "오래 걸려도 좋으니 꼭 '믿보배' 되고 싶어요"

한성민 /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마치 소설 속 인물이 튀어나온 듯하다. 예쁘고 키도 크고, 높은 자존감에 스크래치 나면 한껏 예민해지는 사춘기 열여덟 소녀 소영이 실제로 있다면 딱 한성민일 것만 같다. 첫 영화부터 확실하게 존재감을 발휘한 그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다.

한성민은 ‘최선의 삶’에서 친구들 모두가 부러워할 정도로 모든 것을 갖춘 소영을 연기했다. 소영은 외모도 성적도 최상위권이지만, 모델을 꿈꾸고 있다.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자 단짝 친구 강이(방민아), 아람(심달기)와 함께 가출을 감행한다. 잡지 에꼴 독자 모델이 돼 영화배우가 되겠다는 원대한 꿈이 어그러지자 가출 생활도 지쳐가고 친구들과의 관계까지 틀어진다. 모델 학원을 보내주겠다는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학교로 돌아온 뒤에는 자신의 치부를 알고 있는 강이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소영이 꿈꿨던 것처럼 모델로 데뷔해 배우가 된 한성민은 ‘최선의 삶’이 첫 영화다. 16살부터 모델을 시작한 그는 2019년 드라마 ‘열여덟의 순간’을 시작으로 배우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연기 경력이 길지 않은 그가 ‘최선의 삶’의 주연이 될 수 있었던 건 SNS 덕분이었다.

“이우정 감독님이 제 SNS를 보고 연락을 주셔서 미팅을 하게 됐어요. ‘최선의 삶’ 책을 주면서 ‘한 번 읽어보고 어떨지 고민해 달라’고 하셔서 먼저 책을 읽게 됐죠. 책도 시나리오도 가볍지 않은 이야기더라고요. 세 소녀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읽다 보니 마음이 복잡해졌어요. 그러면서 이 영화를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고, 사람들이 이 영화를 통해 공감하고 위로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거든요.”

작품은 강이의 시점으로만 진행된다. 소영이의 집안 사정이나 소영이의 어머니는 왜 소영이게 전민동 영어교사를 하라고 했는지, 소영이는 왜 그렇게까지 에꼴에 나가고 싶어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한성민은 그럴수록 설득력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전사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소영이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 생각하면서 그 상태로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실제로 학교에 갈 때도 까불까불 놀지 않고 친구들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죠. 집에서도 어머니, 아버지에게 크게 친밀하게 대하지 않으면서 소영의 심정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어요. 감독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소영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나쁜 아이로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한성민 /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한성민은 소영과 많이 닮아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계층을 경험하기도 했고, 소영처럼 공부도 잘했다. 모델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먹은 뒤부터 앞으로만 돌진했고, 모델을 꿈꾸며 배우에 대한 열망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소영이 겪는 일들에 더 공감할 수 있었다.

“세 소녀가 극단적으로 찢어지게 되는 건 이해가 안 갔어요. 그 부분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같이 무리지어 다니는 파가 있을 때, 그 중 두 명만 싸워도 파가 갈라지는 걸 떠올렸어요. 그런 것들의 심층 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작품은 세 소녀를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성이 가장 중요하다. 한성민도 이런 것에 염두에 두고 호흡에 신경 썼다. 이들의 중심에는 방민아가 있었고, 그중 막내였던 한성민은 도움을 받는 쪽이었다. 모든 게 처음인 한성민이 정신적으로 흔들릴 때도 방민아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소영이 에꼴(패션잡지) 모델에 떨어지고 울면서 걸어가는 장면이 있는데, 카메라 앞에서 울어보는 게 처음이라 어려웠거든요. (방)민아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다시 그 장면을 찍을 수 있었어요. 방민아, 심달기 언니 모두 순간 집중력이 좋아서 보는 제가 같이 빨려들 정도였어요. 항상 ‘너무 긴장하지 말고 네가 준비해온 것처럼 해라. 넌 보는 것만으로도 소영이야. 편하게 해’라고 해줘서 어깨에 있던 짐들이 내려갈 수 있었어요.”



한성민은 ‘최선의 삶’ 속 자신의 연기를 10점 만점에 7점이라고 평가했다. 스스로의 실력만으로 하기보다 주변 배우들이나 스태프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세 친구들 간의 호흡을 잘 보여줬다고 자신했다. 소영이의 예민함을 섬세하게 표현한 점도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다.

“최선의 삶은 저에게 최선의 영화로 남을 것 같아요. 첫 영화이기도 하고 저를 성장시켜줬고, 감사하게 느껴지는 일들도 많은 소중한 영화예요. 관객들이 저처럼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라고 위로받기도 하고, 다시 한번 자신의 10대 생활을 같이 돌아보면서 위로도 받고 후회도 하고 반성도 하는 시간이 됐으면 해요.”

한성민 /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자신을 ‘팽이’라고 표현한 한성민은 끊임없이 스스로든 외부로부터든 자극을 받고 나태해지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면 할수록 더 잘 돌아간다고. 모델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회사에 연기도 하고 싶다고 공표한 것도 그랬다.

“광고나 뮤직비디오에서 짧은 연기를 하다 보니까 제대로 제 캐릭터를 갖고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망을 갖고 있었어요. 연기를 하면 제 감정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일상적으로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데, 배우들처럼 카메라 앞에서 울고 웃고 자유롭게 감정 표출하는 걸 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연기에 뛰어든 한성민은 신인임에도 신비하면서도 매력적인 마스크로 덕분에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선의 삶’은 첫 영화 데뷔작이지만 이에 앞서 영화 ‘낙인’의 주인공으로 촬영을 마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큰 키와 눈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매력으로 꼽았다.

“화려한 캐릭터를 선호하지 않아요. 평소 보는 영화나 드라마도 어떻게 보면 단조롭다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거든요. 제 취향이 이런 쪽이다 보니 그런 작품을 고르게 되는 것 같아요. 아픔이 있는 캐릭터나 ‘나의 아저씨’ 이지안(아이유) 같은 캐릭터에 많이 끌려요.”

“앞으로는 더 진취적인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이끌려 다니는 캐릭터보다는 자기 주관대로 주장이 확실하고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캐릭터를 좋아해요. 사극도 한 번 해보고 싶고요.”(웃음)

롤모델도 많다. 전도연, 전지현, 천우희를 배우로서 존경하고 있다. 특히 모델 출신 배우 공효진을 제일 닮고 싶다. 그처럼 ‘이 캐릭터는 이 배우 아니면 못할 거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제 연기와 작품을 보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배우가 되려고요. 시간이 오래 걸려도 좋으니까 제가 성장했을 때 ‘믿보배’라는 말을 꼭 듣고 싶습니다.”(웃음)

한성민 / 사진=엣나인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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