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코(디지털플랫폼 기업)’ 전환을 선언하며 미디어·콘텐츠 기업으로의 변신에 나서고 있는 있는 KT(030200)가 콘텐츠 확장의 ‘뿌리’로 불리는 스토리 콘텐츠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웹툰·웹소설에서 입지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KT는 콘텐츠 플랫폼과 직접 경쟁에 나서는 대신 지식재산권(IP) 확보와 활용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12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KT의 웹툰 앱 ‘케이툰’의 지난달 월 실사용자(MAU)는 11만 명 선이다. 지난해 3월 31만 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6개월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웹툰 시장 국내 1위인 네이버웹툰의 8월 MAU는 585만 명에 달한다. 케이툰의 50배가 넘는 수치다.
웹소설 앱인 ‘블라이스’는 사정이 그나마 낫다. 이 기간 블라이스 MAU는 1만 명에서 1만5,000명 선으로 50% 가량 늘었다. 그러나 시장 1위인 카카오페이지는 8월 MAU가 570만 명에 달해 격차가 크다.
콘텐츠는 KT가 핵심 사업으로 꼽는 영역이다. KT는 지난해 2월 블라이스를 운영하는 웹툰·웹소설 기반 콘텐츠 전문 기업 스토리위즈를 분사했다. 지난 3월에는 그룹 내 미디어 콘텐츠 역량 결집을 위해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고, 오는 2023년까지 원천 IP 1,000개, 오리지널 콘텐츠 100개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용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KT의 미디어·콘텐츠 사업 전환도 삐걱이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KT가 대형 플랫폼과 직접적인 콘텐츠 경쟁을 펼치기보다는 협업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자의 ‘비교우위’가 다른 만큼, 통신망과 IPTV를 보유하고 있다는 KT만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플랫폼 자체 경쟁력이 떨어지다보니 KT 웹소설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이 타 플랫폼에서 독점 연재중인 경우도 있다”며 “노하우가 부족한 스토리 콘텐츠 영역에서는 최근 발표한 밀리의 서재 인수처럼 M&A에 나서거나 제휴를 맺어 IP만을 확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KT도 플랫폼 경쟁보다는 IP 확보에 주력해 콘텐츠 공급사(CP) 역할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웹툰·웹소설 플랫폼은 스토리위즈 사업의 일부일 뿐으로 단순 이용자 숫자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 대상(B2C) 시장에서 거대 플랫폼과 경쟁하기보다는 신진작가들을 발굴해 원천 IP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KT의 미디어 사업과 연계를 꾀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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