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재집권한 탈레반이 교육에 이어 고용에서도 남녀 분리 방침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 고위인사 와히둘라 하시미는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전면 적용할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을 통해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 샤리아를 도입하려 거의 40년을 싸워왔다"며 "샤리아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은 한 지붕 아래 같이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과 남성은 같이 일할 수 없다. 이건 분명하다"면서 "그들(여성)이 우리 사무실에 와 정부 부처에서 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이나 은행 등 분야에도 여성 금지가 적용될 것이며, 집 밖에서 남성과 여성의 접촉은 병원 진료 같은 특정 상황에서만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하시미의 발언이 새 내각의 정책을 어느 정도까지 반영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하시미는 "물론 우리는 교육, 의료 등 분야에서 여성이 필요할 것"이라며 "여성을 위한 별도의 병원, 별도의 대학, 별도의 학교 등 분리된 시설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탈레반은 지난 12일 여성의 대학 교육을 허용한다고 선언하면서도 남녀 분리 수업을 조건으로 내건 바 있다.
앞서 탈레반은 카불을 장악하고 재집권을 시작하면서 여성 인권에 대해 한층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았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여성이 공동체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7일 발표된 내각 명단에 포함된 여성은 없었고, 여성들이 직장에서 쫓겨났다는 보도도 계속 이어졌다.
여성들은 지난 20년에 걸쳐 얻어낸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는 탈레반이 진압에 나서면서 강제 해산됐다. 이에 외신들은 전문가들을 인용하며 탈레반이 20년 전 집권 시기와 다른 노선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치밀한 홍보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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