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말리 반군이 수도 바마코로 진격하자 프랑스 정부는 정예 부대 병력 4,500명을 말리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반군과 손잡고 북부 지역을 장악한 후 수도까지 넘보자 군사 개입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첨단 무기로 무장한 프랑스군은 말리 정부군과 공동 작전을 펼쳐 이슬람 세력이 점령했던 지역을 성공적으로 탈환했다. 바르칸(Barkhane) 작전은 이렇게 막이 올랐다.
바르칸 작전은 프랑스가 자신들의 옛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의 사헬 지대를 ‘유럽을 위협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집단의 온상’으로 규정하고 테러 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벌이는 대(對)테러 작전 명칭이다. 바르칸은 사하라사막에서 볼 수 있는 초승달 모양의 모래언덕 이름에서 따왔다. 작전 목표는 사헬 지대 정부들이 자국의 영토를 통제할 수 있도록 돕고 이 지역이 프랑스와 유럽을 공격하려는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피난처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프랑스군 5,100여 명이 말리와 니제르·차드·부르키나파소·모리타니 등 5개국에 주둔하며 바르칸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작전 병력은 2023년까지 현재의 절반인 2,500~3,000명 수준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지난 5월 말리에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하는 등 이 지역의 정치 불안이 계속되고 바르칸 작전에 참여한 프랑스군의 희생이 늘어나면서 자국 내 여론이 악화하자 프랑스 정부가 병력을 감축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쇼겔 코칼라 매가 말리 총리가 최근 유엔총회에서 프랑스의 병력 감축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며 “말리가 전투 한가운데 내버려졌다”고 비난했다. 말리는 프랑스군 감축으로 생기는 치안 공백을 러시아 경비 업체인 와그너그룹의 용병 1,000명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말리의 상황은 미군 철수 발표 이후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단숨에 탈레반에 의해 무너진 광경을 연상케 한다. 동맹 강화와 스스로 싸우려는 의지, 자주국방력 강화 등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나라를 지킬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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