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이 연내 화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전방위에서 나타나는 양국 갈등이 다소 진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스위스에서 6시간에 걸친 회담을 가진 뒤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후 시진핑 국가주석과 2월과 9월 두 차례 통화만 이뤄졌을 뿐, 정상회담은 아직 열리지 못했다. 일각에선 이달 말 이탈리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양국 정상의 대면 회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중국이 코로나19 상황을 이유로 시 주석 불참을 통보해 무산된 상황이다. 화상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시 주석과 통화 때 만나고 싶다고 언급한 이후 미국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개최될 화상 정상회담이 미중 갈등의 완화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협력과 경쟁·충돌 등 3가지로 구분하고 기후변화와 전염병 대응 등을 협력 사안으로 규정했다. 특히 미국은 북한 비핵화 문제 역시 양국의 대표적인 협력 사안으로 꼽았다. 하지만 인권과 대만·남중국해·무역 등을 놓고 갈등이 지속하고 있어 적극적인 공조 모습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설리번 보좌관과 양 정치국원은 이날 스위스 취리히 공항 인근의 한 호텔에서 만나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이 대면한 것은 지난 3월 알래스카에서 양측 외교 장관을 포함해 2+2 만난 이래 처음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회담 후 성명을 내고 양국의 협력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면서도 인권과 신장·홍콩·남중국해·대만 등 중국의 행동과 관련해 미국이 우려하는 분야 역시 거론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과의 고위급 접촉을 이어나가겠다는 관여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신화통신을 통해 낸 성명에서 양 정치국원이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긍정적 발언의 중요성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했다면서,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거나 신냉전에 관여할 의향이 없다고 말한 부분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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