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해외 주식 투자자들의 주요 투자처는 ‘기술주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상위 1~3위 종목이 모두 성장주·정보기술(IT) 관련 지수의 일일 주가 등락률을 3배 추종하는 ETP였다. 금리 상승, 공급망 차질 우려 등을 단기 투자 기회로 삼은 투자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에서 지난 6일 사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였다. 지난 주에만 총 1억 4,354만 달러(약 1,706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주간 상승률은 0.06%였다.
TQQQ는 나스닥100 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3배로 쫓는 상장지수펀드(ETF)로 미국 기술주 단기 투자에 주로 쓰인다. 지난 달 나스닥100 지수가 미국 국고채 금리 상승 영향으로 조정받자 단기 반등을 노린 개인 투자자가 많았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지난 달 나스닥100 지수는 5.73% 하락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지난 주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셰어즈(SOXL)였다. 총 9,952만 달러(약 1,183억 원)를 순매수했다. SOXL은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일 등락폭을 3배씩 추종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조정을 기회 삼은 단기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9월 중순까지 3,400선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후 통화 긴축 이슈와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3,200선까지 내려왔다.
매수 3위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 혁신 3X 레버리지(BULZ)로 조사됐다. BULZ는 미국 대형 기술주의 하루 주가 등락률을 3배씩 좇는 상장지수증권(ETN)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주 사이 이 종목을 총 7,317만 달러(약 870억 원) 순매수했다. 주간 주가상승률은 2.39%다.
4위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은 총 5,679만 달러(약 675억 원)다. ASML은 극자외선(EUV) 반도체 노광장비를 독점하는 업체로, 최근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 성장 기대에 힘입어 주가가 오름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500달러선에서 거래를 마쳤던 ASML은 올해 9월 중순 800달러대까지 올랐으나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700달러대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5위는 항셍 차이나 엔터프라이즈 인덱스 ETF다. 주간 순매수 금액은 총 3,936만 달러(약 468억 원)다. 이 ETF는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본토 우량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한다. 이 외에도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QQQ),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QLD) 등이 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ETP 위주로 투자 전략을 짜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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