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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요소수 대란, 과도한 중국 의존이 가져온 인재(人災)다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파동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가격이 10배 넘게 치솟고 화물 기사들은 전국 주유소를 돌아도 요소수를 찾기 힘들다. 디젤차용 요소수 재고가 1주일 분량뿐이어서 당장 다음 주 화물차 운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조기에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물류 대란이 번져 연말 수출 전선에 치명상을 입힐 것이다.

뼈아픈 대목은 요소수 파동의 타격을 우리가 유독 심하게 받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9월까지 한국이 수입한 산업용 요소의 97.6%가 중국산일 정도로 과도한 중국 의존이 큰 문제이다. 디젤 비중이 40% 이상인 유럽연합(EU)은 타격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자체 요소수 공급 시스템을 갖춰 중국 의존도를 낮춰온 선제적 준비가 빛을 발한 것이다. 반면 우리는 ‘사드 사태’ 이후 경제적 보복을 당하면서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못하고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줄타기를 계속해왔다.

이번 파동은 며칠 사이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이 중단된 지 벌써 1년이나 됐고 요소수 수출 제한이 이뤄진 것도 20일이 흘렀다. ‘뒷북 행정’이 초래한 전형적 인재(人災)다.



정부는 요소수 사태를 계기로 공급망 대란의 파장을 다시 분석하고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같은 분쟁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고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 다른 광물에서도 ‘제2의 요소수 파동’이 이어질 수 있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 1~9월 수입품 1만2,586개 중 중국 의존도가 80%를 넘는 품목이 1,850개에 이른다. 주요 물자의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채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우리가 만들지 않는 품목에 대해선 세제·금융 지원 등으로 자체 생산 길을 열어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게 시급하다. 매번 뒤통수를 맞으면서 중국에 대한 ‘짝사랑’을 계속한다면 경제·안보 위기를 피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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