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깐부’ 제안에 홍준표 의원이 “저의 역할은 이미 종료됐다”고 선을 그으면서 야당의 ‘원팀’ 구성이 난항에 빠졌다. 국민의힘은 이낙연 전 대표의 합류를 두고 갈등을 겪었던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후보들 간의 연합이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윤 후보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모두 ‘정권 교체를 위한 깐부’”라며 경쟁자였던 홍준표·유승민·원희룡 전 경선 후보들에 ‘원팀’ 선대위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20·30세대의 표심을 잡았던 홍 의원을 향해서는 “저보다 더 빛났던 홍 선배님의 짧은 메시지와 미소는 제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제 수락 연설보다 훨씬 빛났다”며 “멋진 위트까지 곁들인 낙선 인사와 국민과 당원에게 보여준 맏형다운 그 미소,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며 각별함을 표시했다.
하지만 같은 날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번 대선에서 저는 경선을 다이내믹하게 만들고 안갯속 경선으로 흥행 성공을 하게 함으로써 그 역할은 종료됐다고 본다”며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 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 없다”고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이는 원팀을 강조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앞서 대선 후보가 확정된 직후 원 전 지사는 “기꺼이 윤석열 후보와 원팀이 되겠다”며 “윤석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정권 교체를 이루는 데 그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도 “오늘부터 국민의힘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서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힘을 보탤 뜻을 밝혔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야당 후보들의 정권 교체를 위한 목표가 확고한 만큼 ‘원팀’ 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뤄왔다. 홍 의원의 원팀 거부 의사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선거에 패배한 사람에게 억지로 원팀 강요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며 “그냥 마음을 추스를 시간을 줘야 하고, 그래도 도와주지 않겠다고 하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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