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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 “크로스 이코노미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할 때”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KAIST편

실리콘밸리 롤모델로 산학연 합심

여러 분야 망라한 기술 혁신 필요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교수가 9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카이스트편에서 실리콘밸리, 싱가포르에 비쳐본 한국의 교육, 연구, 창업 생태계를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대전=오승현 기자




“오늘 지속 가능성과 혁신 생태계를 위해 여러 분야의 경계를 넘어 융합하는 ‘크로스 이코노미’(Cross Economy)라는 새 패러다임을 화두로 처음 제안합니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9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KAIST편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서는 실리콘밸리가 석영이라는 소재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만들며 꽃 피운 것처럼 여러 분야를 망라해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실리콘밸리는 50~70년 전만 해도 과수원과 논밭이었는데 이제는 웬만한 나라의 부가가치보다 더 많은 것을 창출하는 혁신 생태계가 작동하고 있다”며 “중국에서도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해 많은 스마트시티를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실리콘밸리를 롤모델로 산학연이 어우러지는 밸리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탄생이 소재의 재해석에서 나온 것처럼 바이오 혁명이나 플라스틱 혁명도 기존 재료를 새롭게 탈바꿈시켜 이룰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국·미국·싱가포르에서 창업 경험을 갖고 있는 그는 “친환경 순환경제를 넘어 크로스 이코노미로 넘어가야 한다”며 “현재 리사이클링 되는 재료가 10%도 안되는데 쓰레기로 취급되는 나머지 90%의 물질을 재해석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크로스 디멘셔널 기술(Cross Dimensional Technology)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란을 예로 들며 mRNA 백신의 핵심 약물 전달 시스템인 지질나노입자(LNP) 기술로 활용되며 어마어마한 부가가치를 내고 있다고 했다. 계란이 코로나19를 잡는 게임 체인저를 뒷받침하는 셈이다. 그가 창업한 루카에이아이셀이라는 회사는 독보적인 LNP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선보인 mRNA 백신을 비롯한 바이오 분야 등에서 LNP는 핵심기술로 손꼽힌다. 조 교수가 흔히 오염물질로 취급되는 꽃가루를 활용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하게 상용화를 추진하는 것도 크로스 디멘셔널 기술로 해석된다.





조 교수는 “소재를 재해석하며 바이오 분야에서도 많은 신소재를 개발할 수 있다”며 “남들 따라하는 연구로는 절대 크로스 이코노미 기술을 개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서 조 교수는 한국과 미국, 싱가포르의 기업가 정신과 창업 생태계에 대해서도 비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스탠퍼드 공대에서 석·박사를 받고 스탠퍼드 의대에서 포닥(박사후연구원)을 했다”며 “이 때 느낀 것은 실리콘밸리는 인재풀이 너무나 풍부하고 생태계가 좋아 교수나 대학원생, 학생, 졸업생이 도전하는 분위기가 갖춰져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여년 전 싱가포르 정부 연구비를 50억원가량 받고 난양공대로 가서 테뉴어(정년보장교수)를 하고 있다. 스탠퍼드대와 MIT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들을 데려가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며 “그런데 난양공대는 테뉴어가 되기도 매우 힘들고 테뉴어가 되더라도 경쟁력을 잃으면 나가야 하는 시스템”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탠퍼드대와 난양공대 모두 학교가 리빙랩 식으로 대기업부터 벤처·스타트업까지 산학협력을 활성화해 미래 성장동력의 전진기지로 작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리빙랩에는 창업가뿐 아니라 연구자와 교육을 받는 학생까지 어우러진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왜 많은 인재가 미국과 싱가포르에 몰려드는지 우리나라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우리 대학도 현장 중심 교육 혁신과 커리큘럼 변화가 안되면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가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에서 벗어나새로운 컨셉을 만들어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도해야 한다”며 “농업만 해도 농벤처, 농식품, 농바이오 R&D를 통해 6차 산업화 이후 미래를 준비하며 혁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은 스스로 인생을 독특하게 설계하고 책임져야 한다”며 “대학에서도 아직은 기업가 정신이 별로 없지만 시작이 반이다. 크로스 이코노미를 화두로 삼아 퍼스트 무버(선도자)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나 대학이나 말로만 말로만 혁신을 주창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말로 봇물 터지듯이 혁신의 허브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혁신은 인재를 중시하고 도전하고 모험하는 기업가 정신이 충만할 때 불 붙듯이 일어난다”며 “차기 지도자가 지속가능한 미래 생태계를 위해 창조적 파괴에 나섰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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