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도권으로 11만 6,000명이 순 전입하는 등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집중 현상은 오래 전부터 이어졌지만 2015년 세종시·혁신도시 개발로 수도권에서 다른 지역으로 8만 6,000명이 순유출되는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하지만 유출 요인이 시들해지면서 다시 수도권으로의 집중이 심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인구 중 1년 전 수도권 외 다른 지역에서 거주한 인구, 즉 수도권으로 전입한 인구는 97만 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도권에서 전출한 인구는 86만 2,000명으로 해당 기간 수도권에 11만 6,000명이 순유입됐다.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 규모를 살펴보면 충남이 2만 2,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1만 5,000명), 대전(1만 2,000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 2015년 기준 수도권에서 8만 5,000명이 순전출한 것과 대비된다. 해당 기간 수도권에서는 충남으로 2만 2,000명이 전출됐다. 세종시(1만 8,000명), 충북(1만 3,000명), 강원(1만 1,000명) 등으로의 이동도 두드러졌다.
2020년 기준 순유입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였다. 17만 6,000명이 순유입됐다. 경남(1만 5,000명), 세종(1만 명) 등 순이었다. 반면 서울에서는 4만 8,000명이 순유출돼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부산(-2만 7,000명), 경북(-2만 7,000명)이 그 뒤를 이었다.
수도권 내의 1년 전 거주지 이동자를 보면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한 인구는 26만 6,000명, 반대로 경기에서 서울로 이동한 인구는 18만 명이었다. 경기에서 인천으로 이동한 인구는 4만명, 그 반대는 5만 7,000명이었고 서울서 인천으로 이동한 인구와 인천서 서울로 이동한 인구는 모두 2만 7,000명으로 그 수가 같았다.
수도권의 지역별 전입 인구 특성을 보면, 서울로 전입한 인구가 인천·경기로 전입한 인구보다 20대(49.9%) 및 대학교 이상(65.9%) 비중이 높았다. 이는 청년층·고학력 인구가 학교 및 일자리 문제로 인해 서울로 유입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반면 수도권에서 전출한 인구 중에서도 30대 이하 젊은 층, 그리고 대학교 이상 교육을 받은 고학력층의 비중이 높았다. 1년 전 거주지 기준 수도권에서 전출한 인구를 연령별로 보면 20대(29.9%), 30대(20.4%), 20세 미만(12.4%) 등 순으로 나타났다. 교육 정도별로는 대학교 4년제가 39.7%로 가장 높았고 고등학교(22.9%), 대학교 2·3년(12.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정남수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수도권 집중화가 다시 시작되는 모습”이라며 “2015년에는 혁신도시·세종시 등으로 유출 요인이 있었지만 2020년에는 유출 요인 없어지면서 다시 수도권으로의 유입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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