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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브로치' '여성수당'…노골화하는 젠더 갈등

정치권에선 예쁜 브로치 비유 논란

공기업 여성수당 역차별 개정 촉구

온라인은 '퐁퐁남' 등 신조어까지

감정 싸움 넘어 건전한 토론 필요

/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




젠더 갈등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심화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당 유력 인사가 여당 대선 후보 1호 영입 인재를 ‘예쁜 브로치’에 비유하며 논란이 됐다. 여성을 보조적인 역할로 표현한 것이 성차별적 발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같은 당에서도 비판이 나왔지만 정작 당사자가 문제가 없다는 해명을 내놓아 논란이 증폭됐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남성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한국전력과 한국서부발전 등 일부 자회사가 지난 17년 동안 여직원에게만 매달 1만 5,000~3만 원의 수당을 지급해왔다며 개정을 촉구하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청원인은 ‘성 평등=여성 우대’라는 공식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구조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는 남성들의 군 경력을 호봉에 반영하는 다수 기업의 임금 산정 구조부터 바꾸라고 맞서면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가 찬반 논쟁으로 들끓었다.

6일 서울경제 취재 결과 수년간 지속돼온 젠더 갈등이 점점 더 노골화·첨예화하는 양상이다. 최근 벌어진 ‘여성 경찰관 논란’도 이에 한몫했다. 지난달 15일 인천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에서는 여경의 현장 이탈을 두고 ‘여경 무용론’ 주장까지 나왔다. 경찰 전반의 현장 대응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인력 양성 체계에 대한 논의가 핵심이 돼야 하는데 일각에서는 여경에 대한 성차별적 공격이 지속됐다.



온라인에서는 ‘설거지론’ ‘퐁퐁남’ 등 젠더 갈등을 조장하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설거지론은 앞만 보고 달려오며 번듯한 직장을 갖게 된 남성들이 소위 인기가 많은 다른 남성들과 쾌락을 즐기는 삶을 살아온 여성과 결혼해 이미 더러워진 식기를 설거지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의미에서 파생했다. 퐁퐁남은 결혼한 뒤 부인으로부터 소액의 용돈을 받으며 제한된 생활을 하는 남편을 지칭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여성학 박사 1호’이기도 한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젠더 갈등이 이렇게 심한 적이 없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대남’으로 표현되는 20·30대 남성 표심 잡기에 혈안이 된 일부 대선 주자들이 젠더 갈등 구도에 편승한 점도 문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극소수 의견으로 머물러야 할 극단적인 목소리를 정치권에서 언급하는 일도 흔하다. 앞서 여당 대선 후보는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공유하면서 논란이 됐다. 해당 글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면 ‘페미니스트 정책’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내용을 다뤘다.

전문가들은 젠더 갈등이 단순히 감정 싸움을 넘어 성평등 정책을 확립하기 위한 건전한 토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혜 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특정 제도가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이 나올 경우 ‘왜 너네만 받냐’는 식으로 비난할 것이 아니라 해당 제도가 어떤 근거로 만들어졌는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치권이 나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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