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한 주교가 산타클로스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가운데, 아이들의 동심을 파괴했다는 항의가 빗발치자 결국 교구 차원에서 사과했다.
11일(현지시간) CNN과 BBC 방송 등은 이탈리아 시칠리아 내 노토(Noto) 교구의 안토니오 스탈리아노 주교가 최근 성(聖)니콜라오 축일을 맞아 열린 예술 축제 중 산타클로스가 진짜가 아니라는 '폭탄발언'을 해 어린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스탈리아노 주교는 "산타클로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산타클로스의 빨간색 의상은 코카콜라가 광고 목적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칠리아 언론을 통해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부모들은 스탈리아노 주교가 동심을 파괴했다며 분노했다.
결국 노토 교구의 언론 담당인 알레산드로 파올리노 신부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파올리노 신부는 성명을 통해 "우선 어린이들에게 실망을 준 발언에 대해 주교를 대신해 유감을 표한다"며 "이는 스탈리아노 주교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성탄절은 오랫동안 외면했거나 소외됐던 이들에게 선물을 해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는 날"이라고 강조하며 스탈리아노 주교가 산타클로스의 모델이자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눠준 것으로 유명한 성 니콜라오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던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파올리노 신부는 "우리가 어리든지 늙었든지 산타클로스에게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장난감'이나 '소비'가 아니라 더 많은 선물을 나누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에 대해 스탈리아노 주교는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산타클로스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진짜와 진짜가 아닌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진짜 사실은 성탄절이 더는 기독교인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며 "조명과 쇼핑 중간 지점에 있는 성탄절 분위기가 성탄절을 대체했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