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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투자의 창] 금리 상승을 이기는 요소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




연초부터 글로벌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종료 시점을 오는 3월로 앞당기고 연말까지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이에 미국 국채금리가 28개월 만에 이전 최고치를 돌파했고 인플레이션 지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불확실성을 가중시켰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일 때마다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에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질문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실제 금리가 인상되는 흐름을 보일 때 성장주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리와 성장주 사이에는 분명한 연관성이 있다. 주가는 미래의 현금 흐름을 할인한 현재가치라고 할 수 있는데 높은 금리는 높은 할인율을 의미한다. 따라서 먼 미래의 큰 현금 흐름을 기대하는 성장주에 상대적으로 큰 가치 하락이라는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론은 단순하고 설득력이 있다. 일반적인 공식처럼 쉽게 받아들여질 뿐 아니라 실제로 수많은 펀드와 투자자들의 전략적 배분에 적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연관성은 확고한 것이 아니다. 성장주의 가격 흐름은 금리에만 연결돼 있는 것이 아니라 산업구조의 변화, 생산성, 인구통계 등 경제의 큰 추세나 전환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수많은 인과 요인에 의해 주도되는 것을 금리 하나로 단순화시킬 수는 없다.

지난 2020년 9월, 2021년 2월에도 우리는 지금과 유사한 상황을 경험했다. 가깝게 지난해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2월 초에서 5월 정도까지 성장주의 하락에 반해 가치주라는 카테고리의 주식들이 금리에 대한 반응으로 상승하기도 했지만 6월 이후 연말까지 성장주와 가치주의 성과 차이는 거의 없었다. 같은 기간 선진국들의 성장주는 분명해 보이는 공식(?)과 달리 가치주 대비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조금 먼 과거 사례를 보면 2016년 하반기부터 2018년 금리 상승기에도 성장주는 가치주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금리 상승기라고 하더라도 그 영향을 제한하는 변수가 있는 것이다. 바로 기업 실적이다. 특히 현금 흐름이 급격하게 개선되는 경우나 실적의 지속성이 구조적으로 전망될 때, 금리 상승에 대한 민감도는 더욱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의 공포,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때, 성장주를 팔고 가치주를 사는 얄팍한 전략을 고민해서는 안 된다.

성장주냐 가치주냐 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인플레이션을 전가할 수 있는 독보적인 기업, 금리 상승과는 거리가 먼 초우량기업에 집중하는 것이 해답이다. 초우량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애플의 시장가치가 3조 달러를 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체 시가총액을 넘는 상상하기 힘든 금액이다. 2011년부터 시작한다면 10년 동안 7억 달러, 약 8,000억 원의 가치가 매일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0년 전 애플에 투자했다고 하면 배당과 복리, 그리고 주가 상승을 합쳐 약 20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10년 동안 숱하게 우리를 위축시켰던 금리 상승, 고민만 키웠던 순환전략(가치주와 성장주)이 리포트의 헤드라인으로는 유용했을 수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된 것 같지 않다. 금리가 올라가는데 주가가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니냐고 의문을 가질 시간에 “글로벌 관점, 성장산업, 혁신기업”이라는 화두의 의미를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앞으로 10년, 우리들의 투자 성과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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