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이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라”며 파업에 들어간 택배노조의 명분이 사라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14일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택배 현장 심층 조사를 진행한 결과 사회적 합의가 양호하게 이행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 1일부터 사회적 합의가 전면 시행되면서 전국 택배 터미널을 대상으로 한 불시 점검도 진행하고 있다.
분류 전담 인력을 투입했거나 택배 기사가 분류 작업을 수행할 때 택배사에서 별도 대가를 지급했는지 여부가 주된 점검 내용이었다. 점검 결과 택배 터미널 25곳 모두 분류 전담 인력을 투입했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 분류 작업에 참여하는 택배 기사에게 비용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었다. 현재 파업이 진행 중인 CJ대한통운의 터미널 현장 점검에서도 위반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점검지 25곳 중 7곳(28%)에서는 분류 인력이 전부 투입돼 택배 기사가 완전히 분류 작업에서 배제됐고 12곳(48%)에는 분류 인력이 투입됐지만 택배 기사가 일부 분류 작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구인난 등으로 6곳(24%)에서는 택배 기사에게 별도 분류 비용만을 지급하고 있었다. 분류 비용을 별도로 지급받는 택배 기사의 월 평균 수입은 약 50만 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분류 인력 구인 비용은 올해 최저임금(9,160원) 이상인 시급 9,170~1만 6,000원 수준이었다.
사회적 합의에 포함된 심야 배송 제한과 사회보험 가입 등도 정상적으로 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점검 대상 터미널에서는 오후 10시 이후 심야 배송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산재보험 가입 비용은 전액을 본사가 부담해 택배 4사의 가입률은 90%를 웃돌았다.
이로써 사회적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노조의 명분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번 점검은 CJ대한통운 노조가 최근 국토부에 요구한 ‘요금 인상분 지급 실태 검증’과는 별개다. 노조는 해당 검증 결과에 따라 파업 철회 찬반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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