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가 경기도 비서실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일 KBS는 경기도청 비서실 전 직원 A씨를 인용해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 수행팀이 관련 회계 규정을 피하려 개인카드로 선결제를 했다가 이를 취소한 뒤 법인카드로 재결제하는 등 편법 사용해왔다”고 보도했다.
KBS에 따르면 경기도 총무과 소속 배모(5급)씨와 A씨가 텔레그램으로 나눈 대화를 보면, A씨가 소고기 안심 사진을 찍어 보내자 배씨가 ‘가격표 떼고 아이스박스에 넣은 뒤 수내로 이동하라’고 지시한다. ‘수내’는 경기도 성남시 수내동으로, 이 후보 부부의 자택이 있는 곳이다. A씨는 이런 방식으로 김씨의 찬거리를 공금으로 산 뒤 집으로 배달해왔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램으로 대화가 이뤄진 날 A씨가 본인 카드로 고깃값 11만 8000원을 결제했고, 이튿날 점심 시간에 다시 식당을 찾아 결제를 취소한 뒤 ‘경기도 법인카드’를 긁었다고 KBS는 보도했다.
아울러 이 후보가 일정상 경기도를 비웠을 때도 김씨의 식사 심부름을 지시받았다고 A씨는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16일 이 후보가 김경수 당시 경남도지사와 회동을 위해 경남 창원으로 내려가기 하루 전에도 배씨가 김씨를 위한 초밥 심부름을 A씨에게 지시한 것이다. 두 사람의 9개월 치 통화 녹음에는 카드를 바꿔 결제하는 내용이 열 차례 넘게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란에 대해 이 후보 측은 김씨와 배씨의 입장문으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KBS에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후 낸 입장문을 통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배씨도 앞서 낸 입장문에서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며 “당사자인 A씨와 국민 여러분,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최지현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은 2일 논평을 통해 “김혜경 씨의 위법한 공무원 사적 유용 행태에 더하여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국고손실 범죄 혐의가 드러나고 있다”며 “경기도민의 혈세가 김혜경 씨의 소고기 안심과 회덮밥 심부름에 이용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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