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 렌탈 및 세척을 하는 벤처기업 ‘뽀득’이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다. 보육기관, 요식업체 등을 고객사로 유치하고 환경 사업 부문을 신설하면서 1년 새 가파르게 성장했다. 일회용품 사용 감소에 기여한다는 평가 덕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테마 펀드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23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뽀득은 300억 원 안팎의 규모로 시리즈B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던 DSC인베스트먼트, 하나벤처스, 하나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이 시리즈B에도 투자하기로 했다. 나머지 금액은 다음달 말까지 신규 투자자를 통해 모집할 예정이다.
뽀득은 2017년 8월 설립됐다. 창업자인 박노준 대표가 고려대학교 재학 시절 동기들을 대상으로 설거지 대행 서비스를 시도한 게 모태가 됐다. 사업체가 청소, 세탁, 방역 서비스를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것과 달리 식기 세척은 내부에서 해결하고 있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경기도 광명에 1000평 규모의 세척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식기 렌탈과 수거를 추가한 사업 모델이 자리 잡았다. 현재 400개를 웃도는 고객사를 확보했고 수도권 50여개 시·구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 초반엔 키즈부문이 관리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주 고객으로 삼았다. 식기 세척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아이들이 사용하는 만큼 위생에 민감해 전문 업체 위탁이 필요하다는 점을 포착했다. 지난해 1분기 키즈부문 흑자 전환 뒤에는 요식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부문과 배달, 장례식장, 영화관 등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주는 에코부문을 출범시켰다.
뽀득의 사업부문 확장 전략은 적중했다. 지난해 1월 36만 개였던 월간 세척 식기 수량은 12월 350만 개가 됐다. 1년이 채 안돼 10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연초만 해도 기여도가 미미했던 비즈부문이 12월 141만 개를 세척하며 키즈부문(159만 개)에 준하는 수준까지 성장한 덕분이다. 에코부문도 12월에만 50만 개를 세척하며 독립적인 사업 부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연간으로 보면 전체 부문이 총 2300만 개의 식기를 세척했다.
성장성이 입증되면서 몸값도 올랐다.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할 때에 비해 상승한 1000억 원 수준으로 기업가치가 논의되고 있다. 1년 전만 해도 일각에선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했으나 이젠 사업 확장에 탄력이 붙었다. 식기 렌탈 및 수거 과정에서 누적되고 있는 데이터를 추후 물류 신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밸류에이션에 감안됐다.
국내 기업들의 ESG 경영 확산도 뽀득의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다회용 식기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내부에서 세척까지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다수다. 뽀득 입장에서는 잠재 고객이 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ESG 테마로 펀드를 운영하는 기관투자가들이 뽀득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뽀득은 식기 렌탈과 세척 분야에서 최초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ESG 경영 기업이 늘고 있는 만큼 성장 여력도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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