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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짜리 PXG 티셔츠가 3만원?…골프웨어도 '짝퉁과의 전쟁'

고가 선호 현상에 문턱 높아지고

구매력 낮은 2030 젊은골퍼 늘며

가품적발 4배이상 늘어난 업체도

불법 골프의류시장 규모 1000억

업체 전담팀 신설·경찰 집중단속


지난 26일 새벽 1시께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주변. 노란색 천막을 두른 노점상 수 백 여 개가 어둠 속에 줄 지어 환한 빛을 내고 있었다. 일명 '동대문 짝퉁시장'으로 불리는 새빛시장의 밤 풍경이다. 밤에만 형성되는 이 시장에서는 샤넬,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뿐 아니라 PXG, 타이틀리스트 등 프리미엄 골프웨어가 불티나게 팔린다. 당연히 가품이다. PXG 반팔 티셔츠는 한 장의 가격은 3만 원. 정품 가격(30만 원)의 10분의 1 수준이다. 겨울 재킷의 가격도 6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심지어 방문객이 원하는 사이즈가 없으면 선결제 후 택배로 배송도 해준다. 상인 A씨는 "20~30대 뿐 아니라 40~50대 골프 동호회 회원들도 단골 고객"이라고 귀띔했다.

프리미엄 골프웨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가품이 덩달아 활개를 치고 있다. 티셔츠 한 장에 30만 원이 훌쩍 넘자 '어둠의 경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탓이다. 결국 피해 규모가 커지자 관련업체들은 전담팀을 꾸리고 '짝퉁과의 전면전'에 돌입했다.





28일 아쿠쉬네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관에 적발된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의 의류?장비 가짜 제품은 총 7만 3000여 점에 달한다. 이는 전년(1만 7000여 점)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PXG어패럴도 지난해 세관과 현장 적발을 통해 각각 7650점, 1100점을 압류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포함한 온라인몰에서도 짝퉁이 일부 유통되고 있다. PXG어패럴·타이틀리스트·풋조이가 지난해 적발한 가품의 온라인 판매 계정 건수는 4만 3000개가 넘는다.

업계는 지난해 가품 골프의류 시장 규모가 1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고가 골프 의류로 수요가 몰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통 브랜드 외에도 지포어·말본골프·피레티 등 프리미엄 골프웨어가 대중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구매 문턱이 높아졌고, 자연스레 가품 수요가 늘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골프 붐에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낮은 젊은 골퍼들이 대거 유입된 점도 이 같은 동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0~30대 골프인구는 115만 명으로 전년 대비 35% 가량 증가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골프웨어는 과시적 성향이 반영된 대표적인 소비재"라며 "온라인 정보에 밝고, 경제적인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2030세대일수록 중년층보다 가품에 관대한 성향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련업체들은 전담 법무팀을 꾸려 짝퉁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진행한 현장과 세관 단속 횟수만 무려 219회에 달한다. PXG도 지식재산권팀을 꾸리고 정기적인 단속과 세관 교육 등을 진행 중이다. 온라인 가품 판매 계정은 발견 즉시 삭제 조치를 취한다.

업체들의 피해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 민생사업경찰단도 짝퉁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간 위조 골프의류 등 관련 제품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여 온라인과 동대문·남대문 일대 골프웨어 가품 판매업자 91명을 입건했다. 이들이 판매한 가품은 총 8749점, 정품 추정가는 26억 원에 달한다.

한편 유명 브랜드 상표를 도용한 위조품을 유통·판매·보관하는 경우 상표법상의 상표권 침해에 해당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골프웨어 관계자는 "온라인 구매시 상품 라벨에 기재돼있는 제조사와 제조국명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해외 전용 상품을 내세워 현저히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의류는 가품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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