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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로 공부 감시한 아빠…베트남 명문고 학생 결국

유서엔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 명문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남학생이 아버지의 공부 강요를 버티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그는 방에 CCTV를 달아 감시하는 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테타오반호아와 자딘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 1일 새벽 3시 30분쯤 A군(16)이 거주하는 아파트 28층 자택에서 사건이 일어났다. A군은 하노이 소재 최고의 공립학교로 불리는 암스테르담 고등학교에 다니던 수재였으나 아버지의 지독한 공부 강요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은 지난 2일 영미권 최대 커뮤니티인 레딧에 공개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그는 사건 당일에도 늦은 시간까지 아버지의 감시 아래 공부를 하고 있었다. 이 역시 A군을 감시하기 위해 아버지가 설치한 CCTV 녹화본의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A군 아버지는 아들에게 “왜 오후부터 숙제를 하지 않았냐. 지금 당장 하라”며 혼을 내고 있다. A군이 아무 말 없이 책상 앞에 서있자 아버지는 재차 “너의 실수를 봐라. 뭐가 먼저고 뭐가 나중인지 모르겠냐”고 다그쳤다.

그러자 A군은 지친 듯 베란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버지는 “여기 있어라. 어딜 나가냐”고 말해지만 A군은 그런 아버지를 무시하고 베란다 문을 열고 나가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는 “아버지 제 노트를 보세요”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책상 쪽으로 걸어가 아들이 쓴 글을 읽던 순간, A군은 베란다를 통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놀란 아버지가 아들의 이름을 외치며 달려갔지만 아들의 사고를 막을 수는 없었다. 아버지가 울부짖자 또 다른 가족이 등장했고 이들이 A군을 찾으러 떠나며 영상은 끝났다.

A군이 남긴 유서의 모습. 유튜브 캡처




마지막 순간 A군이 아버지에게 남겼던 노트 속 글은 유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제가 했거나 앞으로 할 행동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며 “인생이 정말 너무 힘들다. 화가 나서 한 생각은 아니다. 오랫동안 생각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빠는 다혈질이다. 관심도 없으면서 이해를 바란다. 엄마는 자상하지만 항상 잘못된 일을 하고 과민 반응을 보였다. 내 의견을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한다”며 “화려한 건 없지만 이게 내 마지막 말일 거다. 인생은 농담과 같다”고 남겼다.

사건의 모든 과정이 담긴 영상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했다. 특히 해당 영상이 아버지가 설치한 감시용 CCTV에 담겼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네티즌들은 A군에 대한 안타까움을 쏟아내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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