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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공직사회에 '바람직한 괴물'이 나오려면

김정우 조달청장





진화론에 나오는 ‘바람직한 괴물(hopeful monster)’은 진화 생물학적으로 이전 종과는 전혀 다른 특징을 보이는 새로운 종의 출현을 일컫는 개념이다. 사전적 정의로는 ‘우연한 큰 돌연변이에 의해 출현하는 가설적인 생물 개체’다. 많은 전문가들은 1980~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5년 이후 출생한 Z세대의 합성어인 MZ세대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바람직한 괴물로 분류한다. 이들은 급격한 변화의 과정에서 탄생한 돌연변이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사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종의 출현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등장한 MZ세대는 ‘나음’보다 ‘다름’을 우선하고 ‘수직적 위계’보다 ‘수평적 관계’를 중시한다. 기성세대의 관점으로만 접근하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지만 MZ세대는 무한한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기에 이들을 대하는 시선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기존에 만나볼 수 없었던 가치관을 가진 MZ세대는 이제 사회·경제 등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직 사회에도 MZ세대가 속속 진출하면서 변화가 일고 있다. 공공조달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조달청도 MZ세대와의 미래 지향적인 공존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출발점은 수평을 내세운 조직 문화의 혁신이다.



우선 직급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청장을 비롯해 전 직원이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는 수평적 조직 문화 조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조직 운영 곳곳에 높낮이를 구분하지 않는 수평의 개념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매주 월요일 직급과 호칭 대신 ‘○○님’이라고 부르는 ‘상호 존중의 날’이 대표적이다.

회의실 좌석의 서열을 없애고 보고가 아닌 토론 위주로 진행하는 원탁회의는 세대 간의 장벽을 허물고 있다. 청장과 MZ세대와의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조직 구성원들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있다.

중앙부처 최초로 운영 중인 스마트오피스도 공간의 변화를 통해 조직 문화에 혁신을 불어넣기 위해 도입했다. 스마트오피스는 시간과 장소, 직급과 직책에 상관없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자신이 원하는 업무 공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극대화한 수평적 사무 공간이다. 도입 초기만 해도 정부 기관에 과연 적용이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MZ세대는 물론 대부분의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적응하며 이전보다 자유롭고 수평적인 관계와 조직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MZ세대는 인류 역사상 어느 집단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세대다. 기성세대의 역할은 이들이 자유롭게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공직 사회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조직 문화의 혁신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 됐다. 더 많은 바람직한 괴물이 나올 수 있도록 공공기관이 변화의 선두에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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