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미국이 다음 달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글로벌 머니무브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미국은 10년물 국채금리가 3%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하며 달러 가치가 치솟는 반면 일본은 대규모 무역적자를 동반하는 ‘나쁜 엔저’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달러당 130엔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장중 연 2.97%대까지 치솟으며 3%에 근접했다.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3년 만에 3%를 돌파했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달러 가치도 덩달아 뛰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2년여 만에 101을 넘어섰다.
반대로 일본 엔화는 연일 급락해 20일 200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29엔을 넘어서며 130엔에 근접했다. 미국과의 통화정책 탈동조화(디커플링)에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대 폭을 기록한 무역적자가 겹친 탓이다. 이대로라면 135엔도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로 한 미국과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차이 때문에 달러가 엔화 대비 20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도 미 국채금리 상승에 경기 둔화 여파까지 겹쳐 하락세를 이어갔다. 인민은행이 이날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43% 오른(가치 하락) 6.3996위안으로 고시한 가운데 위안화는 장중 6개월 만에 최저치인 6.4380위안을 기록했다. 심상치 않은 환율 움직임에 운신의 폭이 좁아진 인민은행은 이날 시장의 예상과 달리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3개월째 동결했다. 가오루이둥 광다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에 긴축 강도를 높일 수 있다”며 “인민은행을 향한 압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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