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010140)이 국내 사모펀드(PEF) 큐리어스파트너스(큐리어스)에 드릴십 4척을 1조 400억 원에 매각해 45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4척의 매각을 위한 ‘큐리어스 크레테 기관전용PEF’에 5900억 원가량의 출자를 결정했다. 1조 400억원 중 나머지 금액은 KB증권이 주식담보대출 개념인 인수 금융으로 지원한다.
펀드는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드릴십을 매입하고 시장에 다시 팔아 매각 수익을 출자 비율 및 약정된 투자 수익률에 맞춰 투자자들에게 배분한다.
드릴십 재고는 그동안 회사의 현금 흐름이 좋지 않았던 원인 중 하나였다. 2014년 국제 유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국제 선사들이 드릴십 계약을 해지해 재고가 남아 있었다.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는 건조 후 계약 상대방의 일방적인 해지로 부담을 떠 안고 있었는데 PEF의 투자로 이를 해소하면서 조선 구조조정의 새로운 물꼬를 틀 지 주목된다.
큐리어스는 앞으로 유가가 70달러 이상 유지하고,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유전탐사 개발에 나서면 드릴십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번 투자를 주도했다. 삼성중공업이 자금을 재투자하면서 위험을 어느정도 줄여주는 점도 큐리어스가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주효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보유 중인 드릴십은 총 5척으로 매각 대금은 약 1조 400억 원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거래로 4500억 원 안팎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큐리어스는 주로 구조조정 기업에 투자해온 PEF로 동부그룹·이랜드리테일·HSG성동조선에 투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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