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향후 5년간 기금운용 목표 수익률을 5.4%로 의결해 지난해 정한 목표수익률(5.1%) 대비 상향 조정했다. 위험자산 및 해외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통해 수익률을 제고하겠다는 것이 연금공단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테이퍼링 조치 등으로 자산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위험자산 확대가 되레 손실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금위는 27일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2027년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과 ‘2023년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우선 기금의 수익성·안정성 제고를 위해 매년 수립하는 5년 단위의 기금운용전략인 중기자산배분안에서 향후 5년간 목표수익률을 5.4%로 의결했다. 지난해 정한 목표수익률(5.1%) 대비 0.3%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2027년 말까지 주식 55% 내외, 채권 30%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로 자산군 비중을 조정하기로 했다. 기금의 장기수익률을 제고 차원에서 위험자산 비중과 해외투자 수준을 전년 대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급격한 금리 인상, 긴축정책 등 자산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 리스크 또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요국 증권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국민연금은 올 1분기 동안 수익은 커녕 -2.66%의 상당한 손실을 봤다. 자산별로 보면 국내주식에서 5.38%의 손실을 봐 가장 컸고 해외채권 (-3.00%), 해외주식(?2.98%), 국내채권(?2.87%), 대체투자(2.36%) 등 순이었다. 자산 시장이 불안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면서 손실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국민연금은 오는 2023년 말 기준 내주식 15.9%, 해외주식 30.3%, 국내채권 32.0%, 해외채권 8.0%, 대체투자 13.8%의 자산군별 비중을 목표로 삼겠다는 내용의 2023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안 또한 의결했다. 2023년도 기금 수입은 연금보험료 56조 5000억 원 등 약 153조 원, 지출은 연금급여지급 33조 2000억 원 등 약 34조 원으로 예상되며, 수입에서 지출을 차감한 약 119조 원을 여유자금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23년 말 자산군별 총 투자금액(금융부문)은 1,084조 원으로 국내주식 171조 9000억 원, 해외주식 328조 3000억 원, 국내채권 347조 4000억 원, 해외채권 86조 7000억 원, 대체투자 149조 7000억 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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