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거북과 돼지풀아재비가 수입·사육·양도·양수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된다.
환경부는 늑대거북과 돼지풀아재비를 생태계교란생물에 포함하고 다른 생물 162종을 '유입주의생물'로 지정하는 '생태계교란 생물 지정 고시' 개정안을 22일부터 20일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국립생태원 위해성 평가에서 늑대거북과 돼지풀아재비 모두 1급을 받았다.
늑대거북은 늑대처럼 꼬리가 달린 거북으로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다른 동물 목을 물어 영역을 지킬 정도로 공격성과 포식성이 강하다. 외국에선 사람을 공격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식성이 매우 좋아 무척추동물·어류·조류·소형포유류·양서류 등 동물은 물론 수생식물도 먹는다. 국내에는 늑대거북 천적이 없어 확산하면 생태계를 파괴할 것으로 우려되는데 이미 개인들이 들여와 사육하는 경우가 있다고 알려졌다. 서울과 부산 등의 도심지 인근 저수지와 농경지에서 이미 서식이 확인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자연생태계에서 늑대거북이 발견된 사례가 15건이나 된다. 올해 6월에는 광주 운암저수지에서 한 마리가 발견됐다. 늑대거북은 다 컸을 때 등갑이 보통은 25~47㎝이고 최대 50㎝에 달할 정도로 거대해 애완용으로 키우다가 유기할 가능성이 크다. 성체 몸무게는 6㎏ 정도인데 야생에서 39㎏에 달하는 개체가 발견된 적도 있다. 수명은 최대 30년으로 매우 길다. 환경부는 "늑대거북의 경우 자연생태계에 퍼지면 개체를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제거가 매우 어렵고 큰 비용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돼지풀아재비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으로 국내에선 1995년 경남 통영시에서 처음 발견된 뒤 서울과 전북 무주군 등에서 확인됐고 작년 조사에선 경남 창원시와 고성군에 분포하는 것이 파악됐다. 돼지풀아재비는 한 개체가 2400~3만개 종자를 생산하며 다양한 환경을 견딜 수 있다. '번식력'이 강할 뿐 아니라 화학물질을 만들어 다른 식물 생존과 성장을 방해하는 '타감작용'도 일으킨다. 이 때문에 45개국 이상에서 농작물 생산량을 떨어뜨리는 위해종으로 보고됐다. 돼지풀아재비는 사람에게 알레르기 비염과 가려움증 등도 유발한다.
생태계교란생물은 학술연구나 전시 등의 목적으로 지방(유역)환경청 허가를 받은 때를 빼고는 수입·사육·양도·양수가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되기 전 사육·재배하던 사람은 지정일로부터 6개월 내 허가받으면 계속 사육·재배할 수 있다.
이번에 유입주의생물로 지정될 생물은 총 162종이다. 포유류는 로키산엘크 등 11종, 조류는 회색뿔찌르레기 등 10종, 어류는 카멜레온틸라피아 등 21종, 절지동물은 열대불개미 등 2종, 양서류는 참나무두꺼비 등 12종, 파충류는 거대어미바도마뱀 등 9종, 식물은 해변아카시아 등 97종이다. 유입주의생물을 들여오려면 지방(유역)환경청 사전승인이 필요하며 불법수입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