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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덱스’도 못 피했다…급여 재평가에 간장약 '발등의 불' [약 읽어주는 안경진 기자]

1차평가서 급여적정성 인정 못받아

최종 보험적용 중단땐 매출 큰타격

실리마린 이어 간장약 잇단 급여퇴출 위기

제약사 "기준 지나치게 엄격" 토로

'고덱스캡슐' 제품 사진. 사진 제공=셀트리온제약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피로는 간 때문이야~”

중독성 있는 CM송 덕분일까요. 피곤함이 몰려올 때면 간 건강을 챙겨야 할 것 같은 욕구가 물씬 솟아나곤 하죠. 사실 건강보험 지원을 받는 간장약 중 가장 처방 규모가 큰 제품은 CM송의 주인공인 '우루사'가 아닙니다. 한참 후발주자 격인 셀트리온제약(068760)의 '고덱스'가 5년 전 우루사를 제치고 한해 1500억 원을 웃도는 국내 간기능 개선제 처방시장 1위에 올랐거든요.

하지만 고덱스에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이달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아데닌염산염 외 6개성분 복합제의 급여 적정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렸기 때문이죠. 심평원은 건강보험 재정의 낭비를 막기 위해 매년 급여 재평가 대상을 선정합니다. 약물의 임상적 유용성·비용 효과성·사회적 요구도 등을 검토해 급여 지속 여부를 판단하죠. 고덱스는 올 3월 급여 재평가 대상에 올랐는데요, 문제는 현재 국내에서 처방되는 아데닌염산염 외 6개 성분 복합제는 고덱스가 유일하다는 점입니다. 셀트리온(068270)제약은 평가위원회가 열리기 이전에 트란스아미나제(SGPT)가 상승한 간질환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 근거 자료를 제출했지만, 평가위원들은 보험 혜택을 지속할 만큼 효능·효과가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고덱스가 ‘효자 약품’이기 때문이죠. 고덱스는 지난해 682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셀트리온제약 매출의 17.1%에 달하는 규모죠.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가 집계한 올 상반기 원외처방액은 39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0.6% 상승했습니다. 심평원 결정에 따라 고덱스에 대한 보험 적용이 중단되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죠. 물론 아직 고덱스의 시장 퇴출이 확정된 건 아닙니다. 1차 결과를 통보받은 제약사는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거든요. 회사 측은 "자료를 보완해 가능한 빨리 이의신청을 제출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고덱스 뿐만 아니라 다른 간장약 업계의 분위기는 무겁습니다. 또 다른 간기능개선제 성분인 '실리마린(밀크씨슬추출물)'이 임상적 유용성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 급여 삭제가 확정됐기 때문이죠. 실리마린 성분 처방약을 판매하던 일부 제약사들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맞서고 있죠. 지난해 155억 원의 처방액을 올린 부광약품(003000) '레가론'이 대표적입니다. 한미약품(128940)은 이달부터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 가능한 '실리만' 판매에 나섰습니다. 처방용 실리마린 급여 퇴출에 따른 공백을 만회하기 위한 카드로 일반의약품을 출시한 겁니다. 당국과 소송전을 펼치기 보다 새로운 시장 개척으로 방향을 튼 셈이죠.

지난 2년간 급여 재평가 대상으로 지목된 11개 성분 중 4개 성분의 급여 삭제가 예고됐습니다. 여기 저기서 곡소리가 들립니다. 제약사들은 “현재 급여 재평가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토로합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이같은 업계의 요청을 담아 지난 5월 정부에 "저렴하거나 환자 진료에 필수적인 의약품 등에 대한 재평가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죠. 앞으로 보건당국의 결정과 업계의 대응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약 읽어주는 안경진 기자’ 코너는 삶이 더 건강하고 즐거워지는 의약품 정보를 들려립니다. 새로운 성분의 신약부터 신약과 동등한 효능·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한 제네릭의약품(복제약)에 이르기까지 매년 수없이 많은 의약품이 등장합니다. 과자 하나를 살 때도 성분을 따지게 되는 요즘, 내가 먹는 약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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