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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부자들도 주식 산다” vs “겨울이 오고 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의장이 잭슨 홀 미팅에서 어떤 얘기를 할까. 이것이 월가의 관심이다. 잭슨 홀 미팅을 계기로 시장 흐름이 지속할 수도 반전할 수도 있다. 연준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지수의 주요 지수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고 그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속도도 느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지속하면서 나스닥이 2.09%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73%, 1.27% 상승했습니다. 전날 10년 물 국채금리가 뛰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생각보다 오래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날 수입물가와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떠받쳤는데요. 이날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2.84%선으로 소폭 내려왔습니다.

이와 별도로 1분기 0.8% 성장했던 영국 경제가 2분기 -0.1%를 기록하면서 올 연말 경기침체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는데요.

월가에서는 증시가 또 크게 오르면서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지 의견이 분분한데요. 분위기를 타는 것은 강세론자들이지만 약세론자들의 반론도 여전하죠. 오늘은 미시간대 자료를 포함해 주요 지표를 살펴보고 혼란스러운 증시 전망에 대해 양쪽의 의견을 알아보겠습니다.

“엇갈린 미시간대 인플레 기대, 1년 -0.2%p·5년 0.1%p”…“유가 하락에 수입물가 올 들어 첫 마이너스”


시장의 관심이 컸던 미시간대 자료부터 보죠. 이날 나온 8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가 55.1로 시장 전망치(52.5)를 웃돌았는데요. 7월(51.5)보다도 꽤 높아졌습니다.

앞으로 6개월 동안의 경기를 전망하는 기대지수도 54.9로 나왔는데요. 전달(47.3)에 비해 16.1%나 급등했죠. 다만 현재 상황을 보는 경제여건지수는 55.5로 전달(58.1)보다 낮았습니다.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셈인데요.

중요한 인플레이션 기대는 다소 엇갈린 결과가 나왔습니다. 1년 인플레이션 기대가 8월에 5.0%로 7월(5.2%)보다 0.2%포인트(p)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앞서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1년 뒤 기대 인플레이션이 6.2%로 0.6%p 내리고, 3년은 0.4%p 하락한 3.2%라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런데 5년 인플레 기대는 달랐는데요. 같은 기간 2.9%에서 3.0%로 0.1%p 올랐습니다.

미시간대 인플레 기대 조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시하는 자료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 6월에는 갑작스러운 0.75%p 금리인상의 근거가 되기도 했죠. 당시 1년 뒤 인플레 기대는 5.3%로 5월과 변화가 없었지만 5년 후 인플레 기대가 3.3%(뒤에 3.1%로 수정)로 급등하면서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5년 인플레 기대의 경우 지난해부터 보면 0.1%p 정도를 올라갔다 내려갔다는 반복하면서 2.9~3.0%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 의미가 큰 만큼 앞으로도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듯한데요. 지금은 상승폭이 적지만 연속 상승이나 더 큰 폭의 움직임이 나타날지가 중요하겠습니다.

미시간대 인플레 기대 추이. 미시간대


이날 나온 자료 중에서는 수입물가가 올 들어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도 있는데요. 미국의 수입품 가격이 유가 하락에 7월에 -1.4%를 보이면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후인 2020년 4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자, 올해 첫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1%를 전망했는데 그보다 더 컸죠. 그만큼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는 좋은 소식이었던 겁니다. 제프리 로치 LPL 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입가격과 생산자물가의 하락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피크를 지났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는데요.

좋은 소식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게 끝난 건 아닙니다. 렌트비와 임금처럼 계속해서 오를 수 있는 부분 때문이지요.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 ISI 글로벌 정책 헤드는 “수입물가 보고서를 보면 인플레 압력이 최고조라고 볼 수 있지만 이것은 단지 하나의 데이터일뿐”이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금리인상을 중단한다고 느낄 때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경고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이코노미스트 5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내년 4분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평균 2.9%로 예측됐다고 합니다. 7월 조사(2.6%)보다 오른 건데요. 이는 내년 연말에도 연준의 정책목표(2%)보다 물가가 꽤 높을 수 있다는 뜻이죠. 블룸버그는 “전문가들은 내년에 인플레이션 추정치를 상향조정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고정시키려는 연준에 잠재적으로 걱정스러운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날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전문가 패널 예측치도 비슷한데요. 헤드라인 CPI를 보면 올해 3분기 예측치는 6.7%로 지난 분기 예측(4.5%)보다 2.2%p 올랐습니다. 올 4분기는 3.7%에서 4.3%로 조정됐고 내년 1분기와 2분기는 각각 0.5%p와 0.4%p 상향된 3.6%, 3.4%로 나왔죠.

올해 전체로는 7.5%, 내년에는 3.2% 수준으로 내다봤는데요. 근원 PCE는 올해 4.5%를 거쳐 내년 2.8%, 2024년 2.2%인 걸로 나옵니다.

“유동자산 2000만 달러 이상 부자들 주식 확대”…“스마트 머니 지수도 사라고 한다”


종합하면 올해는 계속 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고 내년에는 크게 떨어질 수 있지만 여전히 정책목표를 웃돌기에 금리인상이 지속할 수 있다고 추정할 수 있는데요.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보느냐인 듯합니다. 즉, 물가가 떨어지는 쪽에 무게를 둘 것이냐, 아니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 더 오래가는 것과 그에 따른 금리인상을 중시하느냐 말이죠.

시장도 갈립니다. 최소 2000만 달러 이상의 유동자산을 갖고 있는 회원 1200명으로 구성된 타이거21(총 자산 1400억 달러)의 회장 마이클 소넨펠트는 이날 미 경제 방송 CNBC에 “그동안 회원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은 부동산이었지만 그들은 이제 주식에서 큰 기회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다만 이들은 개별 주식을 꼽기보다 ETF나 인덱스 추종 상품에 돈을 넣고 있으며 기술분야가 가장 인기있다고 합니다. 현재 회원들의 자산 비중 가운데 주식 쪽이 27%를 차지한다고 하죠. 소넨펠트는 “회원들은 기회를 잡기 위해 돈을 넣는 것을 원하고 있으며 그들의 현금비중이 12%에서 11%로 줄었다”며 “이 금액이 작을 수는 있지만 (최소한 이들은) 장기적으로 꽤 강세론을 따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습니다.

부자들의 움직임이 늘 맞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참고할 만한 부분인데요. 크리슈나 메마니 라파예트 칼리지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 주식시장의 상승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고, 조 테라노바 버투스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선임 매니징 디렉터는 “오르는 시장 상황 때문에 인플레이션과 거시경제 지표와 상관 없이 펀드들이 투자에 나설 수 있다. 9월이 되면 이들로부터의 자금이 시장에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올 수 있다”고 예측했는데요.

나스닥이 12일에도 2%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연합뉴스


전고점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동안 오를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마이클 다르다 MKM 파트너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시장 전략가는 “우리가 올해 새로운 최고치를 찍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면서 그런 쪽으로 달려간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는데요.

생각보다 좋았던 CPI와 PPI에 기업들의 마진압박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PPI만 해도 7월에 마이너스를 보였죠. 오펜하이머의 존 스톨츠푸스는 “CPI와 PPI를 보면 기업들의 수익에 전반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많은 도전들이 남아있지만 수익감소 가능성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고 기대했는데요.

‘스마트 머니 플로 지수(Smart Money Flow Index)’ 얘기도 있습니다. 이 지수는 변동성이 가장 큰 개장 후 30분과 기관투자자들이 나서는 마감 전 1시간 동안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를 따져보는데요. 블룸버그의 오피니언 에디터 로버트 버게스는 “이 지수가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반등의 이유는 명확하다. 휘발유 가격이 3.99달러로 떨어졌으며 기업 실적은 견고하고 인플레이션은 피크를 쳤으며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것 역시 하나의 지표에 불과하지만 스마트 머니 지수는 살 때라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죠.

“약세장 랠리 평균이 23% 개인신용 확대 위험”…“잭슨 홀 미팅 전 다음 주, 월마트·타깃 등 실적 발표 주목”


하지만 여전히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양측의 생각이 맞섭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하며 공매도의 전설로 이름을 날린 마이클 버리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을 맞아 지출을 줄이기보다 신용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렸다"며 “코로나19 헬리콥터 현금은 사람들에게 소비를 가르쳤고 그것은 중독성이 있다. 겨울이 오고 있다”고 적었는데요.

뉴욕 연은에 따르면 2분기 미국 가계부채 규모가 전분기 대비 2%(3120억 달러) 늘어난 16조1600억 달러에 달합니다. 모기지가 2070억 달러, 자동차 할부대출이 330억 달러, 신용카드 부채만 460억 달러나 증가했는데요. 신용카드의 경우 소비자들이 쉽게 쓰면서 이자가 높아 부담 요인이 됩니다.

그는 “나스닥은 현재 최저가에서 23% 상승했다. 축하한다. 이제 우리는 평균적인 약세장 랠리를 하고 있다”며 “26번의 베어마켓 랠리에서 평균은 23%다. 2000년 이후 시장이 바닥을 찾기 전 두번의 40%가 넘는 베어마켓 랠리와 한번의 50% 랠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는데요.

마이클 버리가 유독 비관적일 수도 있지만 비슷한 의견을 갖고 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오안다의 애널리스트 크레이그 얼람은 “투자자들은 영원한 낙관주의자이며 좋은 것에는 집중하고 나쁜 건 무시할 것”이라며 “지금부터 잭슨 홀 미팅까지 (상황을 바꿀) 특별한 건 없을 것”이라고 봤는데요. 워스 차팅의 최고경영자(CEO) 타터 워스도 “시장 반등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는 시작의 신호는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필라델피아 연은의 전망치. 필라델피아 연은


반복되는 얘기지만 연준이 긴축기조를 금세 바꿀 것 같지 않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인데요.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금리를 더 올리고 싶다”며 “경제를 제약하는 수준까지 가기 위해서는 할 일이 여전히 더 있다”고 했습니다.

유가가 튈 수 있는 리스크도 남아 있습니다. 그동안 계속해서 유가 강세를 점쳐왔던 골드만삭스는 또 한번 휘발유값이 연말에 5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재고가 부족한 데다 원유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의 자동차 휘발유 재고는 5년 평균치보다 6% 낮다는데요.

유가 부분은 사실 아이러니한 측면이 있습니다. 증시 강세론자들이 보듯 소프트랜딩을 넘어 골디락스까지 가능하다면 수요 둔화 우려를 깰 수 있기 때문이죠. 이는 다시 물가 불안요소가 될 수 있구요. 캐롤라인 베인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상품 이코노미스트는 “원유시장이 경기침체 공포를 너무 많이 가격에 반영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B. 릴레이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 시장 전략가 아트 호건은 “7월은 공포보다 좋았던 실적을 기념한 것 같고 8월은 공포보다 나은 경제데이터를 기념하는 것 같다”고 봤는데요. 이같은 움직임은 이달 말 잭슨 홀 미팅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이 있죠. 그 전에 16일에 있을 월마트와 홈디포, 17일의 타깃 실적발표가 주요 포인트가 될 듯합니다. 모건스탠리는 월마트 실적공포가 과장됐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들 유통업체의 실적을 보면 미국의 소비와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좀 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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