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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삭때 창문 수백장 깨지고 건물 흔들…"악몽 재연되나" 초긴장

[괴물태풍 힌남노 상륙]

■태풍 전야 공포감 커진 부울경

초고층 빌딩풍·저층 월파 우려

해안가 일대 주민들 불안 고조

상인들 장사 접고 피해대비 만전

부산·경남 등 전국 지자체 비상근무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상가들이 월파에 대비해 출입문을 보강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상가들이 월파에 대비해 출입문을 보강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코앞에 다가왔다는데 집에 들어가기가 무섭습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마린시티 초고층 아파트 52층에 거주하는 A(51) 씨는 “자녀 교육 때문에 해외에 있는 집사람이 퇴근하면 집으로 가지 말고 회사 근처 호텔이나 모텔에서 하룻밤을 지내라는 당부 전화가 자꾸 걸려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A 씨 가족은 2020년 여름과 가을 부산을 덮친 태풍 ‘마이삭’을 고스란히 겪어 두려움과 공포가 크다. 초고층 건물 사이를 통과하면서 위력이 강해진 빌딩풍의 영향으로 몇 개 층 유리창이 깨지고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마린시티를 포함한 해운대구 청사포와 미포 등 해안가 저층 건물과 상가들은 파도가 넘어오는 월파 현상에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2016년 태풍 ‘차바’로 입었던 시설물 파손과 침수 피해가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바닷가에 인접한 상가의 상인들 대부분은 저녁부터 문을 닫고 철수할 계획이다. 상가 앞 곳곳에 모래주머니를 포개 벽을 만들어 놓거나 합판으로 막았지만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상인 B(47) 씨는 “식자재를 포함해 가게 안의 물건과 테이블 등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 놓은 상태지만 바닷물에 의한 침수가 걱정된다”며 “상가 지하주차장에 있던 차량들은 침수를 대비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초강력 태풍 ‘힌남노’의 북상 소식에 5일 경북 포항 동빈내항에 많은 어선이 대피해 있다. 포항=연합뉴스




해운대구는 월파 우려 지역 주민과 상인을 대상으로 이날 오후 6시부터 시행하는 대피 권고를 내렸다. 이 외에도 동구와 남구·사하구 등은 침수, 경사면·옹벽 붕괴 등의 이유로 대피 명령을 내렸거나 권고했다. 부산의 남쪽 끝자락인 다대포해수욕장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곳은 2020년 9월 태풍 마이삭의 상륙으로 유리창 수백여 장이 깨지는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25층에 거주하는 C 씨는 “창문이 강풍에 의해 깨지지 않도록 창문을 틀에 단단히 고정하는 등 2시간가량을 대비했지만 여전히 바람이 불 때마다 신경이 곤두선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의 최대 현안인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계획서를 프랑스 파리의 국제박람회기구 사무국에 제출하기 위해 출장을 준비하고 있다가 일정을 취소하고 부산으로 복귀했다. 박 시장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역대급 위력을 가진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고 있어 부산을 비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의 태풍 대응 수위를 비상 최고 단계인 ‘비상 3단계’로 선제적으로 격상하고 전체 시 직원들에게 태풍 대비에 전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경상남도는 전 공무원 3분의 1 이상이 24시간 비상 대기 근무를 하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3단계를 이날 오전 9시부터 가동했다. 침수 우려가 있는 지하 통로와 주차장 등의 출입을 통제하고 이달 2일부터 11일까지 예정된 지역 행사 함양산삼축제는 5~7일 중단한다.

지난달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었던 서울시와 경기도는 태풍 상륙 전인 4일부터 비상 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시내 27개 하천을 통제하고 저지대 침수 취약 지역에 순찰 활동을 실시한다. 종로구·서초구 등 자치구들은 관할 지역의 등산로를 폐쇄했다. 경기도는 이날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단계를 최고 수준인 3단계로 격상했다. 도와 시·군 직원들이 인명 피해 및 침수 우려 지역, 강풍 취약 시설과 배수 시설을 점검한다.

소방청은 이날 전국 소방본부장 회의와 긴급 대응 상황판단회의를 열어 주요 조치 사항을 점검했다. 소방청은 현장 지원과 같은 필요 사항에 대해 119종합상황실과 실시간 연락을 담당하는 상황관리관을 4일 태풍의 예상 경로인 부산·울산·경남 등 6개 시도에 파견했고 이날 대구·경북에 추가로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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